[기자수첩] “강남까지 1시간” 홍보하는 非강남 아파트

김유진 기자 2025. 5. 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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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까지 1시간! 신축 아파트를 합리적 분양가에 만나보세요.”

얼마 전 서울 외곽에 나갔다가 한 분양 광고판을 봤다. 강남에서는 꽤 떨어진 지역에 들어서는 이 신축 아파트의 광고에서는 강남까지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비(非)강남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에서 강남까지 걸리는 시간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광고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이 우리나라 최고 중심지로 여겨지는 듯 했다.

‘상급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강남의 집값은 치솟고 있다. 부동산 양극화라는 말을 넘어 ‘강남 일극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무색하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평당 2억원을 돌파한 아파트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 아파트 1평 가격으로 웬만한 지방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 부부 합산 연봉이 3억원에 달하는 대기업 맞벌이 고소득자조차 “강남 입성은 이번 생에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토로한다.

강남의 집값이 급격히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이 모여 있고 교통·교육·의료 등 최상의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살고 싶어하는 수요가 늘어나니 집값이 오른다. 특히 ‘강남불패’가 공식처럼 자리잡으면서 자산 증식을 위한 외지인의 투자 수요마저 늘어나니 강남의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만에만 있는 현상도 아니다. 영국 런던 첼시, 미국의 뉴욕 맨해튼 중심가, 프랑스 파리 16구 등 해외 대도시에서도 부촌의 집값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 강남의 집값 급등을 도시 성장의 당연한 과정으로만 바라봐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강남 지역에 대한 편식 수요가 심해질수록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강남 지역으로 교통·교육·의료 등의 개발 수요가 집중되면서 강남이 아닌 곳과의 균형 발전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강남이 아닌 지역의 주거 환경은 낙후되면 이는 결국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지역별 격차가 확대되면서 사회적 이동성이 제한되고, 계층 간 주거 분리는 경제적 불평등을 고착화시키는 문제가 야기된다. 또한, 강남의 집값 상승은 인근 지역에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주거 부담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으로 발현될 수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소멸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강남 외의 다른 지역의 균형 있는 성장에 집중할 때다. 강남 외 지역에 기업 유치를 통한 자족 도시 조성, 주택 공급 확대, 인프라 개선 등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강남이 아닌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광고판에 강남까지 걸리는 시간 대신 그 지역의 주거 환경과 인프라를 소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역 간 균형 개발을 통해 강남만이 아닌 대한민국 전반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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