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벽'에 갇힌 韓경제…"기획예산인구부 신설하자"

세종=정현수 기자 2025. 5. 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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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혁신과 미래전략' 심포지엄 개최
19일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열린 '혁신과 미래전략 심포지움'에서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왼쪽 아홉번째), 김경수 카이스트 대외부총장,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이근 한국경제학회장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leekb@

한국 경제가 직면한 '두 개의 벽'. 이근 한국경제학회장은 19일 열린 '혁신과 미래전략 심포지엄'에서 이를 국내총생산(GDP) 개념으로 풀어냈다. 한국의 1인당 GDP가 미국과 비교해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에서다.

이 학회장은 5년마다 1%P(포인트)씩 하락하는 잠재성장률 추세를 두고선 구조적 위험으로 진단했다. 성장의 한계와 구조적 위험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들이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술 혁신과 인구 위기 극복이 없다면 희망을 찾기 힘들다며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이강호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전면적 국가혁신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혁신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획예산인구부를 부총리급으로 신설해 난맥상을 해결하는 추진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 한국경제학회장이 19일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열린 '혁신과 미래전략 심포지움'에서 '한국경제의 혁신체제와 미래전략'에 대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 교수가 제안한 기획예산인구부는 기획재정부 조직개편 논의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인구전략기획부 등과 맞물린 개념이다.

'인구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인구전략기획부는 윤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추진 동력을 잃었다. 대선 주자들의 주요 공약에도 인구부 설립은 담기지 않았다. 이 교수의 제안은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분리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재부의 예산 기능과 인구 기능을 합치자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밖에 △과잉 인프라 해소 △국가 인력 재배치 △AI 혁명 활용 △실버이코노미 육성 등의 인구 문제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AI로 인한 기술패권 시대의 생존 전략'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2023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30년에 걸친 기술 축적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AI 개발의 역사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와 인내의 중요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장기 투자 전략에 따른 안정적 투자 등 정부 R&D(연구개발) 투자의 전략성을 강화하고 정부는 모험자본가적 역할을 수행해 혁신적인 R&D 성과가 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혁신생태 조성자, 시장 형성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수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열린 '혁신과 미래전략 심포지움'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지낸 김흥종 고려대 특임교수는 통상 문제와 관련한 주제발표에서 "미국이 하드파워로서 군사력 대신 관세와 자국시장이라는 경제력을 앞세우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며 "한국이 '포용적 통상정책'을 중심축으로 경제안보, 산업, 이민정책까지 통합한 새로운 통상·산업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혁신경제의 필수 전제조건을 규제개혁으로 제시한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또 다른 주제발표에서 "규제는 기존 이익을 명확히 보호하는 반면 잠재적 미래 이익을 불확실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치·관료적 인센티브가 개혁을 지연시킨다"며 국회에 '규제개혁 특별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시장 파트 주제발표를 맡은 최성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바람직한 금융혁신을 위해서는 간결하고 유연한 규제 체계를 확립하고 금융회사 스스로 규제 취지에 맞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 체계를 실효성 있게 구축해야 한다"며 "원칙 중심의 규제 감독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는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성장 제로'의 사회로 들어온 것 같다"며 "여러 난관을 헤쳐나갈 터닝포인트(전환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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