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의약품 관세 발표 초읽기…셈범 복잡해진 국내 CMO

정기종 기자 2025. 5. 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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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의약품 품목별 관세 정책 발표 유력…25% 고관세 부과 가능성에 긴장간 고조
수출 중심 국산 CMO 美 공략 제동 우려…부담 큰 생산시설 현지화 이점도 물음표

미국의 수입 의약품 고관세 부과 품목 발표 초읽기에 국내 위탁생산(CMO)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표 기업들의 국내 생산 의존도가 높고,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품목에 당장 선제적 대책 수립이 쉽지 않은 탓이다. 다만 단기적 실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발표되는 세부 내용에 발맞춰 중장기 대응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중 수입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2주 내 관세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주 관련 정책 발표가 유력한 상황이다.

'자국 내 의약품 생산' 촉진을 골자로 한 미국의 수입 의약품 관세 우려는 지난달 초 고개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미국 상무부가 의약품과 의약품 원료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며 사실상 관세 부과 절차에 착수하면서다. 이에 그동안 무관세였던 의약품에 25%에 달하는 관세가 매겨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술렁였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그 규모는 물론, 글로벌 규제 기준 측면에서도 필수 공략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 생산거점을 두고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 등 주요 CMO들에 시선이 쏠렸다. 개발사의 경우 사전 재고 비축과 현지 CMO 활용 등을 통해 비교적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지만, CMO 자체가 주력 사업인 경우 생산을 현지화 하지 않는 이상 대응 방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생산시설 구축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건설 비용이 국내 보다 1.5배 이상 드는데다, 70% 가량 높은 임금에 운영비 역시 적지 않다. 현지 시설을 인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만료 이후 상황 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당장 막대한 자금을 투자 결정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함께 추진 중인 약가 인하 정책에 위축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을 고객사로 둔 CMO 입장에서 선제적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정확한 문항 공개돼야 답안지 작성 가능…바이오의약품 관세 부과 제외 가능성도"
해당 변수에 올해 CDMO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셀트리온 역시 전략 구체화 시점을 상반기에서 연말로 연기하기도 했다. 현지 생산시설 검토를 위해 8개주 48개 사이트에 대한 답사까지 마쳤지만, 관세 변수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로 하면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관세 대응 관련 간담회를 통해 "CDMO의 경우 원가와 품질 경쟁력이 중요한데 미국이 과연 원가 경쟁력이 있는 지역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라며 "미국 관세 품목 등이 구체화 돼도 기존 회사 사업에는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CDMO 측면에선 신중하게 따진 뒤, 올 연말 관련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은 품목별 관세 정책 가시화 이후 본격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미국 매출 비중이 25.8%로 60% 이상의 유럽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때문에 단기적 실적 영향은 없을 전망이지만, 미국 시장 무게감을 고려해 관세 품목 발표 이후엔 대응 전략을 구체화 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관세 관련 정책 환경은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잠재적 영향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 중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에스티팜 역시 매출의 90% 가량을 미국 외 지역에서 거둬들이고 있어 실적 타격 가능성은 낮다. 다만 지난해 미국 매출 비중이 예년 대비 눈에 띄게 높아진 만큼 중장기적 대응 방안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미국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상황 자체는 예의주시 중"이라며 "도출되는 세부 정책에 맞춰 본격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에 집중된 국내 CMO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선도 있다.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의약품 고관세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데다, 높은 원가를 고려할 때 바이오의약품은 관세 품목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은 2023년 기준 47% 수준에 이르는데 합성 의약품 대비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난이도가 높은 만큼 원가 자체가 높아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도 더 클 수 밖에 없다"라며 "따라서 의약품 관세는 품목별로 다른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력이 큰 바이오의약품은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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