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아동수당 [유레카]

안선희 기자 2025. 5. 19. 15: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미흡한 복지제도 중 하나가 아동수당이다. 도입 시기, 지급 대상, 지급 액수 등 모든 면에서 뒤떨어졌다.

아동수당은 1926년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제정됐다. 프랑스는 1932년, 영국은 1945년, 스웨덴은 1947년, 독일은 1954년, 일본은 1971년에 도입됐는데, 우리나라는 2018년 9월에야 시작됐다.

독일은 18살 미만(대학생이거나 직업교육을 받을 경우 25살 미만) 아동에게 월 255유로(약 40만원)를 지급한다. 영국은 16살 미만(대학생이거나 직업교육을 받을 경우 20살 미만)까지, 첫째 자녀는 주당 26.05파운드(약 4만9천원), 둘째 이후는 주당 17.25파운드(약 3만2천원)를 지급한다. 단 고소득 가구는 지급이 제한된다. 스웨덴은 16살 미만(학생은 20살까지) 아동에게 월 1250크로나(약 18만원)를 지급하며, 2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다자녀 보조금이 추가된다. 일본은 고등학생(18살)까지 지급하는데, 2살까지는 월 1만5천엔(약 14만원), 3살~고등학생은 월 1만엔(약 9만5천원)이다. 셋째 자녀 이후에는 월 3만엔(약 28만7천원)으로 오른다. 우리나라는 소득과 관계없이 전 가구의 8살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아동수당 지출 비중은 대체로 0.7~1% 수준이다.(최영·김슬기 ‘OECD 국가의 아동가족 현금지원정책과 출산율 간의 관계’)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동수당 예산이 2조1115억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2549조1천억원)의 0.1%에도 못 미친다. 더구나 저출생 현상으로 아동 수가 감소하면서 아동수당 예산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18살 미만까지 점진적으로 상향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아동수당을 18살 미만으로 확대해 월 10만원씩 지급할 경우 5년간(2024~2028년) 총 37조4139억원이 필요하다. 한 해 예산이 7조4827억원, 국내총생산의 0.3% 정도다. 민주당은 매년 3천억원씩 예산이 늘어나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아동수당 확대는 아동 기본권 보장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가야 할 길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아야 한다.

안선희 논설위원 sha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