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은 잡혔지만…금호타이어, 운영 정상화까지 과제 '수두룩'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곡성·평택 등 국내 공장에서 신차용 타이어(OE) 생산에 집중,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추진하던 광주공장 매각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부지 개발 사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속도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 운영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공장 내 정련공정 지난 17일 화재발생으로 광주 제2공장이 사실상 전소돼 단기적으로 생산과 판매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90~95% 불길이 잡혔지만 전체 공장 중 50~60%가 연소됐다. 피해 금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올해 목표를 역대 최대치인 5조원으로 잡았으나 목표 달성도 어려워졌다. 광주공장은 연 12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해 국내 전체 생산량 2700만본의 약 44%를 차지하는 주요 거점이다. 해외 공장까지 포함하면 연간 생산량(6500만본) 중 약 18%를 차지한다. 국내외에 가동 중인 8개 생산시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내수와 유럽시장 등지로 납품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 납품되는 신차용 타이어 물량을 우선 공급하면 교체용 타이어 시장 실적에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당장 차량을 출고하는 데에는 피해가 제한적이지만 곡성·평택 공장 등 국내외 공장 8곳의 평균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기 때문에 생산 물량 증대엔 한계가 있다. 금호타이어의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비중은 각각 3 대 7로 교체용이 더 높다.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 등 경쟁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화재 진화 이후 정상화 작업까지 수개월 이상 소요될 거라 보고 있다.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제2공장 화재로 가동을 전면 중단됐는데 화재 피해가 거의 없었던 제1공장을 재가동하기까지 화재 원인 조사 등의 이유로 6개월이 소요됐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재 전 2025년 금호타이어 예상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5조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6767억원으로 전망했다"며 "2024년 가동률 100% 당시 실적에서 부분 증설을 통해 물량에 대응하고 있었던 만큼 연간 9% 정도의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교체용 타이어(RE) 공급을 조정해서라도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대 3개월 치의 재고 물량과 곡성·평택 공장 등 다른 생산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과 인접한 곡성공장에서 정련한 원료를 광주공장 1공장으로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광주공장 2공장의 생산 설비 일부를 1공장으로 옮기거나 재건 전 유휴부지에 라인을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시설 복구 대신 광주공장 이전작업을 조기 추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부터 광주공장 이전을 추진했고 지난해 10월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구역 내 토지 50만㎡(15만1250평)를 입하는 계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했다. 금호타이어는 계약금 10%를 납입하고 잔여 금액은 2029년 10월까지 분할해서 낼 예정이었다.
다만 이전을 결정하더라도 속도를 내긴 어려운 실정이다.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이전비용을 마련하려면 현 광주공장 부지 매각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로 공장 부지 매각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금호타이어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15일 광주공장 이전과 관련해 "이전을 위해 광주공장이 매각되는 게 선(先) 프로세스"라며 "건설 경기 경색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부동산 활성화를 낙관하기 어려워 시간을 가지고 매매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광주공장 자산총액은 3조6285억원이며 DB손해보험을 비롯한 5개 보험사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공시했다. 보장 금액은 1조 2947억 원으로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는 일부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이번 화재로 인한 지역 주민의 피해는 확인되는 대로 최대한 보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에 집중하며 전사적 차원의 안전 점검을 시행하고 앞으로 더 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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