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태우 아내 김옥숙 여사, 5·18 민주묘지 첫 방문…“진심으로 죄송”

김상윤 기자 2025. 5. 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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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숙 여사와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노태우 전 대통령 아내 김옥숙(90) 여사가 1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묘역)을 방문해 참배했다. 김 여사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처음이며, 옛 묘역 방문은 37년 만이다.

김 여사는 이날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함께 5·18민주묘지와 옛 묘역을 찾았다. 허민 전남대 교수 등도 동행했다. 김 여사는 이한열 열사 묘소 등도 방문했다.

국립 5·18민주묘지는 1997년 조성됐다. 망월동 옛 묘역은 5·18민주묘지가 조성되기 전까지 5·18 희생자와 함께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안장한 곳이다. 김 여사는 1988년 2월 노 전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직후 옛 묘역을 찾아 참배한 적이 있다.

김옥숙 여사가 국립 5·18민주묘지에 남긴 방명록.

김 여사는 노 이사장이 대필한 방명록을 통해 “광주 5·18 영령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과거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나름 노력하였으나 부족한 점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원히 대한민국의 앞날을 굽어살펴 주시길 빕니다”라고 했다.

김 여사는 그동안 5·18 묘역을 계속 방문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노 이사장은 기자들에게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아져서 금년이 마지막 5월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리해서 모시고 왔다”고 했다. 김 여사는 건강이 악화해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날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묘역에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노 이사장도 “5·18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뜻을 여러 번 전달해왔다.

허민 교수는 “내란의 역사는 응징받아야 마땅하지만, 또 용서하고 화합과 통합의 길로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역사의 한순간인 만큼 후대가 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옥숙 여사와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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