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용 강등에 환율 하락세 ‘제동’…‘장기 변수’ 될까
지난주 한미 환율 협상에 1380원대서 ‘반등’
강등 여파에 위험회피, 국내증시 하락세
“신용 강등 여파 제한적…달러 약세 재료”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한국과 미국의 ‘환율 협상’ 소식에 138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위험통화인 원화에도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 강등 여파가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에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52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89.6원)보다 8.35원 오른 1397.9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5원 오른 1395.1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00.0원) 기준으로는 4.9원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오전 위안화 약세와 국내증시 하락에 환율은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오전 11시 43분께는 1401.3원을 터치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1400원 턱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무디스에서는 미국 연방정부 부채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세계 3대 신평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무디스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잃게 됐다.
최근 관세 여파로 인해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신용 강등까지 겹치면서 달러 가치 약세는 이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52분(현지시간) 기준 100.80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도 약세다. 특히 위안화가 장중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도 이에 동조하며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장 초반 달러·위안 환율은 7.19위안대였으나, 현재는 7.21위안대로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145엔대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증시는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2300억원대를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됐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밤사이 무디스 영향으로 달러가 살짝 내려오긴 했지만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환율은 눈치보기 장세 정도의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위안화 약세에 동조하면서 환율이 많이 올랐고, 수급적으로는 환율이 네고(달러 매도)보다는 결제가 몰리는 레벨이다보니 상승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전혀 예상치 못한 쇼크는 아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피치는 2023년 미국의 등급을 최고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린 바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정부 부채 지속 가능성 우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신용등급 강등 자체의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 이코노미스트는 “이벤트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오래전부터 다른 신평사들이 등급을 내리면서 이벤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트럼프 정부가 감세 등 재정정책을 쓸 텐데, 신용에 대한 재평가 이슈는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변수지만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했다.
또한 신용 강등은 달러 강세보다는 약세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무디스사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국내에는 주식시장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며 “무디스사 이벤트가 달러 강세보다는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우 DB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미 신용 등급 강등은 미국 예외주의 약화와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수요 정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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