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처럼 美에 강경 대응해야”…韓·EU 등 미중 협상에 술렁
韓·EU 등 외교적 접근법에 의문 제기
“여타 국가들도 협상 지렛대 인식하기 시작”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중이 ‘관세 전쟁’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처럼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됐다고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중은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 지난 14일부터 상대방에 대한 추가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는 ‘90일 휴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향후 90일 동안 미국의 대중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의 대미 관세는 125%에서 10%로 낮아졌다.
미국 무역 협상가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 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객원 선임연구원인 스티븐 올슨은 “이는 협상의 역학에 변화를 줬다”면서 “많은 나라들이 제네바 합의의 결과를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패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을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명명하고 국가별 상이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상호관세는 지난달 9일 부과됐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발효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모든 국가에 대해 90일 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후 영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진행했다.
블룸버그는 각 국가의 당국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협상 지렛대를 쥐고 있으며 협상 속도를 늦출 여유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짚었다.
예컨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대미 관세를 낮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은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한 어떤 판단도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이 추가 협상을 위해 이번 주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BCA 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는 올바른 방법은 확고하게 버티면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상대방이 굴복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것을 중국으로부터 배운 국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대표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이달 초 내달에는 미국과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참의원 선거를 앞둔 7월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 역시 협상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나 일본과의 협상은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EU과의 협상이 내부 의견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국가가 중국과 같은 협상 지렛대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트남은 자국 경제의 약 3분의 1을 미국과의 무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강경한 발언 이외에는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 베트남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항공기 등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제안한 상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카트리나 엘 아태 담당 책임자는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이 미국과 대립을 원한다면 서비스 무역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에 따르면 한국, EU, 싱가포르, 일본이 대미 서비스 무역적자가 큰 국가들이다. 그는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기에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크지만 다른 많은 국가들이 그렇지 않다”면서 “협상 지렛대를 누가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수 악수 거절 뒤 이재명과"...권영국, '패싱' 이유는?
- ‘은퇴’ 전한길 “사실상 잘린 것...유튜브 후원도 막혀” 읍소
- "치사율 75% 백신도 없다"…우려에 진단키트주 급등
- [단독]서초에서도…이재명 입 찢은 벽보, 용의자 특정 중
- 일하다가 삐쩍 곯는다고?… 직장인 70% '살'만 늘었다
- 전문직 아내 믿고 ‘백수’ 음주 사고 릴레이...재산 분할 요구 [사랑과 전쟁]
- "감히 신전을..." 그리스 발칵 뒤집은 아디다스 [영상]
- 굶주림에 개사료 먹던 두 살배기…계부는 '인증샷' 찍어 보냈다 [그해 오늘]
- 유치장서 ‘복통’ 호소한 허경영 “병원 갔다가 이상 없어 복귀”
- 경찰, 故 김새론 관련 10건 수사…김수현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