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거센 야유’ 팬들에게 인사한 정승원, “대구는 추억이 많은 팀”

[포포투=정지훈(대구)]
“대구라는 팀을 좋아한다. 제가 축구 선수로 성장한 팀이고, 워낙 추억이 많은 팀이다.” 대구 팬들의 거센 야유와 대구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 하지만 정승원은 웃으며 부담감을 이겨내려 했고, 경기 후에는 친정팀인 대구 팬들을 향해 인사까지 건넸다.
FC서울은 18일 오후 4시 30분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에서 대구 FC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리그 7경기 무승(3무 4패)에서 탈출했고, 승점 18점이 되며 7위로 올라섰다.
두 팀 모두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홈팀 대구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 1무 8패로 부진에 빠져 있다. 이에 박창현 감독과 결별했고, 서동원 감독대행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여전히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원정팀 서울 역시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최근 7경기 무승(4무 3패)의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구 팬들에게는 승리가 절실한 이유가 또 있었다. 바로 정승원 더비. 서울의 미드필더 정승원은 대구에서 프로 데뷔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겼다. 이후 대구 팬들은 정승원을 향해 거센 야유를 보내고 있고, 지난 맞대결에서 감정이 폭발했다. 대구를 떠나 수원 삼성과 수원 FC를 거쳐 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정승원은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대구 원정 팬들에게 달려가 세리머니를 했다. K리그판 ‘아데바요르 세리머니’가 나왔고, 대구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후 첫 맞대결. 정승원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다시 한 번 친정팀 대구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이날 대구iM뱅크PARK에는 무려 11,699명의 팬들이 들어왔고, 전석 매진됐다. 대구 팬들은 정승원이 등장하자,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이후 정승원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는 더 거세졌다.
경기 자체도 치열했다. 대구 선수들은 정승원을 향해 거친 몸싸움을 시도했고,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이 충돌했다. 정승원이 경고를 받았다. 전반 7분 정승원이 침투하는 과정에서 카이오와 강하게 충돌했고,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 대구 선수들과 서울 선수들이 약간의 신경전을 펼쳤지만, 정승원이 카이오에게 거듭 사과하며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승자는 서울이었다. 서울은 둑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7경기 무승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경기 초반 경고를 받았던 정승원은 풀타임 활약하며 서울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후반에는 측면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대구의 공세를 막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 내내 거센 야유를 보냈던 대구 팬들에게는 인사까지 건넸다. 경기 후 정승원은 그라운드 가운데에서 천천히 돌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물론 대구 팬들은 야유를 보냈지만, 정승원은 가벼운 미소를 띠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승원은 “대구 팬들의 야유를 이해한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대구 팬들과 제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어쨌든 저한테 대구는 잊지 못할 추억이 있는 팀이다.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여전히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도 있다. 그래서 인사를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FC서울 미드필더 정승원 인터뷰]
-정승원 더비, 거센 야유
너무나도 골을 넣고 싶었던 경기다. 아쉽지만, 제가 몸으로 희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의 몸은 아프지만, 서울이 골을 넣고 승리해서 기쁘다. 저의 희생으로 이긴 것 같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대구 팬들의 야유를 예상하긴 했다. 그런데 예상보다는 야유가 엄청 셌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더 당황했던 것 같다. 워낙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가깝다 보니, 뭐든지 잘 들렸던 것 같다. 그냥 계속 웃었다.
-전반 초반에 카이오와 충돌하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저도 당황스럽고, 놀랐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나왔던 장면이다. 위험한 플레이였기 때문에, 계속 카이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제 플레이로 인해 선수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경기 끝난 후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대구 선수들과 거친 몸싸움
대구 선수들이 거칠게 나올 것을 알았다. 계속 거칠게 들어왔다. 그래도 끝나고는 화해하고 인사했다. 원래 축구라는 것이 끝나면 다 화해한다. 마음속으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잘 푸는 게 중요하다. (FFT: 정승원의 인터뷰 도중 요시노가 찾아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거의 2주전부터 동료들이 대구 선수들이 거칠게 나와도 차분하게 대응하고, 다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김기동 감독님께서도 경고나 퇴장을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미리 대비를 했기 때문에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정승원 더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석 매진이 됐는데, 대팍에서 뛰는 느낌은?
이곳의 열기는 너무 좋은 것 같다. 대구에서 축구를 해왔는데, 선수들은 힘이 정말 날 것 같다. 이제는 제가 원정 팀 선수이기 때문에, 야유가 나왔을 때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대구 팬들이 야유를 하면,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선수 생활 끝까지 가져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이 하나 있다. 이제 축구를 보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상황을 잘 모르고, 야유를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안타깝다.
-경기 후에 대구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들도 있다. 대구 팬들에게 다 인사를 하고 싶었다. 원래는 서울 팬들에게만 인사를 하는데, 오늘은 대구에서 모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대구라는 팀을 좋아한다. 제가 축구 선수로 성장한 팀이고, 워낙 추억이 많은 팀이다. 다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저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저의 일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대구와 같이 잘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승원 더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부담스럽지는 않는가?
K리그 흥행에 있어서는 좋은 것 같다. 저만의 캐릭터가 생긴 것 같다. 대구 팬들의 생각과 야유는 존중하고, 안 좋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부담감이 있지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오늘은 최대한 참으려고 노력했다. 경기 후 심판들과 이야기도 나눴다. 대구 선수들이 강하게 몸싸움을 하는 것을 보신 것 같다. 잘 참았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오늘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했다. 고통을 받는 자가 모든 것을 얻는다는 말을 봤다. 고통을 받으면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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