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잔인한 행태”…물어뜯게하고 칼로 찌르고, 야생동물 불법 포획 일당 검거

고경호 기자(ko.kyeongho@mk.co.kr) 2025. 5.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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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와 창·지팡이 칼 등 사용해
160여마리 불법 포획한 사냥꾼들
죽은 노루 사체의 목에 밧줄을 매달고 진돗개를 훈련하는 모습과 불법 포획에 사용된 지팡이 칼.[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훈련된 진돗개와 특수 제작한 흉기로 야생동물을 잔인하게 불법 포획한 일당이 붙잡혔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야생동물을 불법 포획한 혐의로 30대 A씨와 B씨를 사전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주 중산간 일대와 경기도 군포시 및 수원시의 야산에서 총 125회에 걸쳐 오소리, 노루, 사슴, 멧돼지 등 야생동물 160여마리를 포획했으며, B씨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회에 걸쳐 A씨의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훈련한 진돗개를 이용해 물어뜯게 하거나, 특수 제작한 창과 지팡이 칼로 동물의 심장을 찌르고 돌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하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야생동물들을 죽였다.

특히 A씨는 사냥 장면을 촬영해 진돗개 동호회 회원들에게 공유하면서 자신이 키우는 개를 고가에 판매하거나, 교배 혹은 위탁 훈련 등을 제공해 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포획한 오소리와 노루, 사슴 등은 건강원에 맡겨 추출 가공품을 제조한 뒤 본인이 섭취하거나 지인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범행에 대한 첩보를 접수한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영산강유역환경청 및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부와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초기부터 제주지검 형사 3부의 지휘를 통해 피의자들의 범행이 촬영된 영상 500여건을 확보하면서 범죄 혐의를 입증했다.

이들은 범행 전 생태 변화 관찰 연구자료와 자연 자원 도감 등을 활용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악했으며, CCTV 설치 여부를 확인한 후 인적이 드문 밤에 사냥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또 운반 중 범행이 발각될 우려가 있는 노루와 사슴, 멧돼지 등의 사체는 현장에서 가죽을 벗겨 개들의 먹이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개를 이용한 사냥은 영상 없이는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현장에서 범행이 적발되면 ‘산책 중 개들이 우연히 야생동물을 공격했다’고 답변하기로 사전에 모의한 사실도 밝혀졌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A씨와 B씨 외에 불법 포획에 가담한 3명과 건강원 운영자를 불구속 송치하는 한편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상현 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자연과 생명을 향한 잔혹한 범죄에는 결코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야생동물 학대 및 불법 포획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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