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풍수읍성이 거부되다[이기봉의 풍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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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 1451년(문종 1) 11월 5일에 기록된 전라도 낙안군 향리들의 보고 내용은 이렇다.
'낙안읍성 안에 우물과 샘이 없으니 고을의 중심지를 옮기고 싶습니다.' 세종이 승하한 지 1년 9개월이 조금 더 지난 뒤의 일이다.
"낙안읍성은 옛날에 세종 임금님의 명을 받은 읍성 터 선정의 최고 전문가 최윤덕·정흠지·박곤이 살펴보고 심사숙고하여 정한 곳입니다. 이제 와서 낙안군의 향리 수십 명이 탄원서를 올렸다고 하여 갑자기 옮기는 것은 경솔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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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 1451년(문종 1) 11월 5일에 기록된 전라도 낙안군 향리들의 보고 내용은 이렇다. ‘낙안읍성 안에 우물과 샘이 없으니 고을의 중심지를 옮기고 싶습니다.’ 세종이 승하한 지 1년 9개월이 조금 더 지난 뒤의 일이다. 문종은 바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공조판서인 정인지에게 의견을 물었고, 정인지는 단호하게 이런 의견을 개진했다.
“낙안읍성은 옛날에 세종 임금님의 명을 받은 읍성 터 선정의 최고 전문가 최윤덕·정흠지·박곤이 살펴보고 심사숙고하여 정한 곳입니다. 이제 와서 낙안군의 향리 수십 명이 탄원서를 올렸다고 하여 갑자기 옮기는 것은 경솔한 듯합니다.”
1424년(세종 6) 10월 1일 완성된 낙안읍성은 세종의 명을 받은 중앙정부의 전문가들이 심사숙고하여 풍수의 최고 명당인 서울에 버금가는 ‘작은 서울’로 만들어준 것이다. 그런데 세종이 승하하자 낙안군의 향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해결책은 이랬다.
“얼마 전에 충청도 보령의 향리들도 읍성 터 선정의 최고 전문가들이 심사숙고하여 새로 정해준 보령읍성에 우물과 샘이 없다고 핑계하면서 옛터로 옮겨가고 싶다는 탄원서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풍수 전문가 김득수를 보내어 수맥(水脈)을 찾게 하였더니, 땅을 파서 샘을 금방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를 접한 보령의 향리들은 어쩔 수 없이 옛터로 옮겨가고 싶다는 자신들의 의견을 철회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후 다시는 보령읍성을 떠나겠다고 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김득수를 보내어 수맥을 찾아 땅을 파서 샘을 얻게 하면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습니다. 저의 묘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낙안군 향리들이 옮겨가고 싶었던 곳은 조상들이 오랫동안 살아왔던 고읍리의 옛 읍성 지역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런 일은 충청도의 보령읍성에서도 있었다. 이는 풍수를 고을 중심도시의 터 잡기와 건설에 당연한 논리로 여기지 않던 상황을 알려주며,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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