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딤돌소득·서울런을 'K-복지' 모델로…전국 확산 모색(종합)
오세훈 시장 "성장보다는 성숙, 수치보다는 가치가 화두 돼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정수연 기자 = 서울시의 대표적 약자동행정책인 '디딤돌소득'과 '서울런'의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19일 오전 10시 시청에서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를 열었다.
디딤돌소득과 서울런의 정책 효과를 높이고 전국으로 확산해 새로운 복지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토론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디딤돌소득과 서울런 정책 수혜자, 정책 평가를 담당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계층이동 사다리인 디딤돌소득은 저소득 가구의 가계소득을 일부 지원하는 정책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형 복지제도다.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가구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수급 자격이 유지돼 근로의욕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현재 서울시는 2천76가구에 디딤돌 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6∼24세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양질의 온라인 강의와 1:1 멘토링 서비스 등을 무료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이용자는 약 3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디딤돌 소득, 지속가능성 갖춘 미래형 사회보장…"확산 필요"
토론회는 정책 소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주제별 토론, 정책 수혜자의 소감 발표와 제안 등으로 진행됐다.
2022년부터 3년간 디딤돌소득을 지원받은 A씨는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자녀를 돌보느라 취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주거급여와 생계급여보다 많은 디딤돌소득을 통해 생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디딤돌소득 시범사업 공동연구진인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디딤돌소득은 개인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경제적 자립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로운 복지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류명석 서울시복지재단 연구평가본부장도 "디딤돌소득을 공공부조, 사회보험, 사회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계할 때 선순환 안전망 구축으로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디딤돌소득이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갖춘 미래형 사회보장제도의 모델임을 강조하며 제도화와 확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디딤돌소득의 정책 효과는 각종 수치에서 확인된다.
디딤돌소득에 대한 중간 평가 결과, 기준중위소득이 85% 이상을 넘어 더는 지원받지 않아도 되는 탈(脫)수급 비율이 8.6%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늘어난 가구도 31.1%에 달했다.
서울런, 교육 불평등 완화…타 지자체로 확대되며 '전국런' 진화
올해로 5년차를 맞는 서울런을 통해 긍정적 변화를 경험한 시민들의 사연도 전해졌다.
자녀 4명을 양육 중인 학부모 C씨는 2021년부터 자녀들이 서울런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첫째 자녀는 초등학생 때 잠시 학원에 다닌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서울런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을 이어왔다고 했다.
김상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런 성과를 2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교육 기회 확대, 사교육비 경감, 학습 역량 향상 등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성적 향상, 수업 태도 개선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 수준의 체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등 서울런이 취약계층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는 구조적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런을 수강한 응시자 1천154명 중 782명이 대학에 합격했으며, 이 중 173명은 서울시 내 11개 주요 대학과 의·약학, 교대·사관학교 등 특수목적 계열에 진학했다.
서울런은 또 충북도와 인천시, 김포시, 평창군 등 타 지자체로 꾸준히 확산하며 '서울런'이 아닌 '전국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프로그램 및 대상 확대 등을 통해 서울시의 대표적인 약자동행정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양극화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정책적 노력을 해왔나 돌아보면 거의 찾기 어렵다는 게 솔직한 평가"라며 "이제는 성장보다는 성숙, 경제성장 수치보다는 가치가 화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은 지속 가능하고 확산 가능할 때 그 가치가 더 높아진다"며 "이미 효과가 입증된 디딤돌소득과 서울런의 전국화는 우리 사회 양극화 해소에 결정적인 변혁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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