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궁' 김지훈, 선과 악 오가는 '퇴마군주' 이정에 홀리다
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귀궁'(극본 윤수정, 연출 윤성식)에서 퇴마 군주로 나선 김지훈의 중후하면서도 섬세한 연기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귀궁'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판타지 로코. 로맨틱 코미디는 주인공인 강철이(육성재)와 여리(김지연)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지만, 임금 이정(김지훈)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빛이 남다르다.
이정은 카리스마 넘치는 왕으로 무예도 출중해 드라마 초반부터 등장인물 중에서도 힘 있는 캐릭터로 든든한 무게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백성을 아끼는 심성이 따뜻한 성군이면서 중전을 지극히 사랑하는 지아비의 모습도 보여줘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했다.
무엇보다 이정을 연기하는 김지훈의 그윽한 눈빛이 팬들로 하여금 그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귓가에 부드럽게 감기는 김지훈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그의 차기작이 로맨스여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2002년 '러빙 유'로 데뷔한 김지훈의 20여 년 연기 인생은 '악의 꽃'(2020) 전후로 크게 갈린다. 잘생긴 외모와 젠틀한 매너로 안방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김지훈은 '며느리 전성시대'(2007), '왔다! 장보리'(2014), '부잣집 아들'(2018) 등을 거치며 '주말극 황태자'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러다 '악의 꽃'에서 파격적인 악역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하고, 이후 작품들에서 악역을 이어가며 팬들에게 '장발 빌런'으로 큰 사랑을 받게 됐다.
특히 기존의 '상견례 프리패스' 이미지를 확실히 벗어던진 김지훈은 작품마다 임팩트가 강렬한 연기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2022)에서는 본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였고, '이재, 곧 죽습니다'(2023)에서는 섬뜩한 악역 연기로 또 한 번 한 획을 그었다. 그의 흥미로운 연기 행보에 늘 다음이 더 궁금해지게 됐다.
그런 김지훈이 15년만의 사극 나들이인 '귀궁'으로 또 한 번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곤룡포를 입고 왕 연기에 나선 김지훈은 섬세하면서도 흡입력 높은 연기로 자신의 내공을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 퇴마 군주라는 설정으로 감정의 진폭이 큰 캐릭터를 그려야 하는데,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극초반 팔척귀가 이정에게 빙의돼 강철이와 여리를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김지훈의 악역 연기가 다시금 빛을 발했다. 이정이 포악한 괴물의 눈빛으로 돌변하는 순간, 김지훈이 보여준 표정 연기는 팬들의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했다. 입을 틀어막게 하는 김지훈의 섬뜩한 연기에 이번 드라마에서도 악역으로 활약할 것으로 짐작하게 했다.
그러나 강철이와 여리의 활약으로 금세 팔척귀가 몸에서 빠져나가면서 이정은 악역으로서가 아니라 입체적인 인물로서 드라마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조정 대신들의 반대에 맞서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려는 성군 이정은 자신이 믿고 쓰는 신료에게는 절대적인 신뢰를 보이고, 때에 따라서는 눈높이에 맞춰 상대를 대할 줄 아는 어진 임금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
죽은 윤갑의 명복을 빌어주는 모습을 비롯해 강철이나 여리에게 나긋나긋 건네는 말투는 지엄한 임금의 귄위와 동시에 사려 깊은 마음까지 느껴지면서 이정을 향한 빗장을 스르르 허물게 한다. 이정의 다각적이면서 인간적인 면모는 김지훈의 섬세한 연기로 구현되면서 팬들에게 더욱 살갑게 다가가고 있다.

잔잔한 대사 톤에서도 느껴지는 세밀한 내면 연기가 김지훈의 매력에 더욱 스며들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중에서도 김지훈의 치명적인 눈빛과 목소리는 이정이라는 인물의 호소력을 높이는 치트키가 되고 있다.
티격태격하던 강철이와 점점 즐거운 케미스트리를 일으키고 있는 이정이 여리에게 마음을 빼앗긴 강철이에게 남자 대 남자로 조언을 해줬을 땐 믿음직한 형님이자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로맨티시스트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홀렸다. 팬들에게는 김지훈의 능청스러운 코미디나 절절한 멜로에 대한 바람을 품게 했다.
'귀궁'으로 판타지 액션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만나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는 김지훈을 보면 볼수록 그의 다음 행보는 과연 어떤 것이 될지 궁금증이 증폭하고 있다. 매 작품 진한 여운을 주고, 다양한 연기 변주로 극을 풍성하게 채운 김지훈의 매력이 또 다른 장르에서 새롭게 폭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팬들의 마음에 깃들고 있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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