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떠오르는(RISE) 교육혁신 “대학-지역 함께 크는 생태계 만들 것”
런케이션-창업마루 등 맞춤 프로젝트 추진, 5년간 2500억원 투입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고 한다. 여느 곳이나 다를 바 없겠지만, 산업 구조가 편중된 제주에서의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는 고질적인 고민거리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실험이 지역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명 'RISE'로 불리는 지역혁신 중심대학 지원체계다. 지역이 대학을 키우고, 대학이 다시 지역을 키우는 선순환 모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주의소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박경린 제주RISE센터장. ⓒ제주의소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9/551757-p7t5OYl/20250519090148615xjnw.jpg)
RISE란 'Regional Innovation System and Education'의 약자로, 지역혁신 중심 교육사업을 뜻한다. '떠오르다'는 의미를 지닌 영단어 'RISE'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박 센터장은 "기존에는 교육부가 직접 대학을 지원했지만, 각 지역의 실정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RISE는 예산과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관해 지역에 필요한 교육정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 대학 재정지원 사업인 RIS(지역혁신)·LINC(산학협력)·LiFE(평생교육)·HiVE(직업교육) 등이 RISE로 통합돼 연간 약 500억원씩, 5년간 총 25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박 센터장은 "RISE 사업을 활용해 대학이 지역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그 인력들이 다시 대학을 이끌어가는 선순환 모델, '지역이 키우는 대학, 대학이 키우는 지역'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RISE사업은 기본계획에 따라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플랫폼 조성 사업 △지속가능한 핵심 인재 △지산학연 이음·돋움·성장 △제이비즈(J-Biz) 캠퍼스 창업모루 △혼듸(함께) 평생교육 배움터 △지역사회혁신 신(新)수눌음 등 지역 맞춤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런케이션'은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각광받는 사업이다. 배움을 뜻하는 러닝(Learning)과 방학을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제주가 가진 관광자원과 교육을 결합한 개념이다. 민선8기 제주도정에서도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박 센터장은 "육지부 학생들이 제주대학교 기숙사에 머물며 수업을 듣게 된다. 국립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방학 동안 부담 없이 제주살이를 할 수 있고, 학점교류까지 가능하다보니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제주의소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박경린 제주RISE센터장. ⓒ제주의소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9/551757-p7t5OYl/20250519090150033dlgd.jpg)
RISE센터가 주도하는 '런케이션' 비전이 최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에서 소개된 것은 괄목할 성과로 꼽힌다.
이 자리에서 제주도는 계절학기·인턴십·연구자 체류를 결합한 런케이션 플랫폼 구축과 하버드·미시간대 모델을 참고한 글로벌 석학 네트워크 공간인 '고등인재융합원' 조성을 약속했다. 최종적으로 제주를 '글로벌 한국교육·연구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이는 정부 관계자로부터 "제주의 런케이션 모델이 말뿐인 계획이 아닌 실제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매우 의미 있다", "좋은 환경과 플랫폼을 통해 제주만의 교육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센터장은 RISE 사업의 직접적인 성과가 체감되기까지 시간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장 대학 교육만 하더라도 학과를 만들고, 학생이 입학해 졸업하기까지 5~6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인력 양성의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학 정규 과정이 아닌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사업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현대 사회에서는 대학생들도 대학 과정만으로 평생을 감당할 수 없다. 30~40대에도 다른 일을 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빠른 기간 내 효과를 볼 수 있는 평생교육의 기회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주의소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박경린 제주RISE센터장. ⓒ제주의소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9/551757-p7t5OYl/20250519090151327emua.jpg)
다음은 박경린 제주RISE센터장과의 인터뷰 전문.
Q. 지난달 초대 제주RISE센터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RISE센터장 박경린입니다. 저는 제주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로 일했었고, 산학협력 연구개발을 주로 해 왔습니다. 앞으로 제주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올해부터 제주를 포함해 전국에서 시행 중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인 라이즈(RISE)사업, 제주도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합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라이즈는 지역을 살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사업입니다. 지금까지는 교육부에서 대학에 재정지원 사업을 해 왔는데, 교육부에서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의 예산과 권한을 지자체로 이관해서, 지자체가 그 지역에 적합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라이즈 사업입니다. RISE의 말뜻이 Regional Innovation System and Education입니다. 지역혁신 중심 교육사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을 활용해서 대학이 지역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그 인력들이 다시 대학을 키우는, 그래서 지역이 키우는 대학, 대학이 키우는 지역이라는 선순환 관계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기존 대학 재정지원 사업인 RIS(지역혁신)·LINC(산학협력)·LiFE(평생교육)·HiVE(직업교육) 등이 라이즈로 통합됐고, 각 지자체 마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라이즈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라이즈사업에 올해부터 연간 약 500억원씩 향후 5년간 총 2500억원을 투입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지난 3월 제주라이즈센터가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어떤 기관입니까?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라이즈사업을 전담해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지난 2023년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됐던 RIS사업 총괄운영센터가 라이즈센터로 전환되어 출범했습니다. 센터 주요 업무는 ▲프로젝트 및 단위과제 관리 ▲과제 예산 교부 및 사업비 집행 모니터링 ▲연차별 성과평가 및 우수사례 발굴·확산 ▲지자체·대학·산업체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제주형 RISE모델 구축 및 글로벌 연계 등입니다.
Q. 제주라이즈 기본계획에 따라 5개 프로젝트와 8개 단위과제가 추진됩니다. 설명 부탁드립니다.
-5년 동안 제주특별자치도와 대학이 협력하여 새로운 미래의 인재양성과 새로운 제주도 미래 먹거리를 위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글로벌 케이(K)-교육·연구 런케이션 플랫폼 조성 사업'을 대표과제로, ▲지속가능한 핵심 인재 ▲지산학연 이음·돋움·성장 ▲제이비즈(J-Biz) 캠퍼스 창업모루(ː마루) ▲혼듸(ː함께) 평생교육 배움터 ▲지역사회혁신 신(新)수눌음 등 지역 맞춤형 프로젝트가 추진됩니다. 그 중에 대표 과제인 글로벌 K-교육·연구 런케이션 플랫폼 조성사업만 소개 드리겠습니다. 런케이션은 배움(Learning)과 휴양(Vacation)의 합성어로 제주도의 장점인 관광과 접목하여 배움과 휴식이 공존하게 하는 사업입니다. 실제로 계절학기에 육지부의 학생들이 제주대학교에 와서 강의를 수강하고 학점을 취득하는데,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국내 15개 대학과 협약을 맺었고 외국대학들과도 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제주의 미래 신산업 분야와 연계한 현장 맞춤형 핵심인재 양성사업, Study Jeju 지역정주 해외인재 유치·양성사업, 전략산업 생태계 육성 및 미래혁신역량 강화사업, 직업평생교육 사업, 지역미래 의료·늘봄 혁신 지원사업 등이 추진됩니다.
Q. 지난 4월 29일 열린 제주라이즈위원회에서 올해 사업이 심의·의결되고, 협약이 이뤄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올해 도내 3개 대학이 추진할 사업계획이 확정됐습니다. 5개 프로젝트 8개 단위과제에 총 416억원의 예산이 지원됩니다. 우선 제주대학교의 목표는 '지역과 대학의 공동진화(Co-evolution)를 선도하는 지역혁신 대학'입니다. 올해 267억원을 투입해 8개의 단위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 제주관광대학교는 관광과 식품 분야의 '복합 교육관광 모델'을 특화사업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54억원의 예산으로 6개 단위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 제주한라대학교는 인공지능 융합 자유전공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95억원의 예산으로 8개의 단위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
Q. 최근 제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와 연계해 첫 '글로벌 교육혁신 포럼'이 열렸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이번 행사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런케이션(Learn+Vacation)' 개념을 도입한 글로벌 교육혁신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오영훈 지사가 직접 기조연설에 나서 제주도의 미래 교육 구상으로 단계적 발전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제주도는 첫째, 계절학기·인턴십·연구자 체류를 결합한 '런케이션' 플랫폼 구축, 둘째, 하버드·미시간대 모델을 참고한 글로벌 석학 네트워크 공간인 '고등인재융합원' 조성, 최종적으로 제주를 '글로벌 한국교육·연구 도시'로 발전시키는 계획입니다. 특히 포럼에 참석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제주의 런케이션 모델이 말뿐인 계획이 아닌 실제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매우 의미 있다"며 "좋은 환경과 플랫폼을 통해 제주만의 교육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교육이 결합된 모델이 미래 인재 양성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제주의 교육혁신 사례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교육부가 글로벌 교육혁신 포럼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포럼으로 이어 나간다는 입장도 밝히면서 제주형 라이즈 모델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Q. RISE사업이 그 규모와 중요성과는 달리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체감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개선 방안이 있겠습니까?
-교육 관련 사업의 특징이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인력을 양성할 때, 당장 대학의 경우에는 학과를 만들고, 입학하고, 졸업하는 과정에서 5~6년의 시간이 지나갑니다. 사업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특징이 있는 것입니다. 인력 양성의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대학 정규 과정이 아닌 보다 빠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사업들도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대학생들도 대학 과정만으로 평생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30~40대에도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나와서 다른 일을 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RISE 사업을 통해 '평생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경우 대학의 정규과정 보다는 빠른 기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의 방향을 제주의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일반인 대상의 평생교육, 젊은 청년 대상의 대학교육을 병행하면 더 빨리 현실적인 성과가 드러날 수 있을 겁니다.
Q. 런케이션은 제주도정에서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입니다. 협업이 굉장히 중요한데, 센터가 어떻게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하겠습니까?
-런케이션은 교육과 휴식을 겸비한 모델입니다. 그런 교육모델을 구현하는데 대학의 인프라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런케이션 모델은 제주대학교의 계절학기 모델입니다.육지부 학생들이 제주대학교 기숙사에 살면서 계절학기를 수료하는 방식입니다. 국립대인 제주대에서 방학 동안 부담 없이 제주살이를 할 수 있는 것이고, 학점교류가 되니 계절학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제주도정에서 목표로 하는 정주인구를 늘리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제주도의 런케이션을 수행하는데 좋은 인프라를 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도내 대학들의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이미 제주대는 국내 15개 대학과 협약을 맺어서 학점 교류가 가능합니다. 앞으로 협력 대학의 수도 늘려갈 것이고, 외국 대학과도 교류를 맺어 나갈 예정입니다. 이미 미국 프리스턴대 등 글로벌 대학과의 협력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배우며 즐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주지역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지역 거점 대학교로서 제주대학교의 역할이 막중하기도 하지만, RISE센터가 자칫 제주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주도내에는 제주대, 한라대, 관광대, 3개 대학이 있습니다. 이미 3개 대학이 연합해 조이(JOY, Joint One universitY)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3개 대학이 교육 콘텐츠를 공동 운영하면서 공유하면 3개 대학 학생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체험하기가 훨씬 수우러해질 것입니다. RISE사업의 목표 자체가 특정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도내 대학을 연계해 수요자들에게 연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일이 바빠서 자기 일만 하게 될텐데, 2~3년 지나다보면 점점 연계가 강화되고, 더 많은 연결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 때면 제주대, 한라대, 관광대가 연합해서 추진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더 많이 체험할 수 있을 겁니다.
Q.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역에서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반대로 지역의 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이 악순환을 개선해서 일할 사람이 있고, 일할 자리가 있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