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변명만 남은 ‘침 논란’…팬들은 안중에 없나[김세훈의 스포츠IN]

지난 14일 김포에서 열린 코리아컵 16강전 직후였다. 김포FC 공격수 제갈재민과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어정원 사이에 격한 충돌이 벌어졌다. 김포가 2-1로 승리한 직후 언쟁이 오고가다가 제갈재민이 어정원 가까이 다가가 고함을 질렀고, 어정원이 제갈재민을 밀쳤다. 곧바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오는 벤치 클리어링 상황으로 번졌다. 두 선수는 모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해당 장면은 중계 화면에는 명확하게 포착되지 않았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제갈재민이 어정원에게 침을 뱉었다고 들었다”며 “이긴 팀 선수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초기엔 “사실이라면 내부 징계를 하겠다”고 했지만, 추후 “어정원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오해가 있었고, 제갈재민은 침을 얼굴이 아닌 바닥에 뱉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명확한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침이 실제로 뱉어졌는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욕설이 먼저였는지 아닌지… 모두 ‘선수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 녹취도 없고, 결정적 영상도 없다.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사태의 본질을 설명할 수 없다. 지금의 상황처럼 서로 책임을 미루는 데만 집중한다면, 결국 남는 건 끝없는 진실 공방과 신뢰의 붕괴뿐이다.
이미 두 선수 모두 퇴장을 당했고, 양 팀 벤치가 경기장으로 뛰어들 정도로 상황이 격해졌다. 이미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고 그게 양팀 충돌로 이어졌다. 그것만으로도 양 팀은 잘못했다. 그런데 이후 양팀이 보여준 네탓 공방은 실망스러웠다. 축구 정신 핵심인 ‘존중’을 느끼기 힘들었다. 재갈재민은 18일 ‘MK스포츠’를 통해 “정원이 형에게 침을 뱉지 않았다”며 “다만, 내가 경기 종료 후 포효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더 격해지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은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형에게 침을 뱉지 않았지만 나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며 “경기에서 지고 있는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 오해를 불러온 것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날 경기장에는 어린이 팬들과 유소년 선수들도 함께했다. 꿈을 꾸러 온 아이들 앞에서 벌어진 건, 이기고도 화를 내고, 지고도 싸우는 어른들의 추한 모습이었다. 과연 그들이 보고 느낀 것 무엇이었을까.
스포츠는 때로 거칠고 치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쟁의 바닥에는 페어플레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 깔려 있다. 지금이라도 두 선수, 두 구단은 서로에게, 아니면 최소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하지 않을까. 존중 없는 스포츠는 존재할 이유가 없고, 책임 없는 프로는 팬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사과는 패배가 아니다.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해명보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팬들의 신뢰를 늘 지켜왔다는 걸 우리는 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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