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 ‘마법의 드롭샷’으로 끝냈다...시너 잡고 ‘로마 챔피언’ 첫 등극

개인통산 7번째 ATP 1000 정상
25일 개막 롤랑가로스 2연패 청신호
〔김경무의 오디세이〕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 정말 대단합니다. 세계랭킹 3위인 그가 역대급 경기력을 선보이며 1위 야니크 시너(23·이탈리아)와의 시즌 첫 맞대결을 완승으로 이끈 것인데요.
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노박 조코비치 등 이른바 ‘빅3’의 장점만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의 테니스 천재성을 보여주기 충분한 승부였습니다. 특히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드롭샷을 연이어 성공시킨 것은 백미 중 백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클레이코트)에서 열린 2025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Internazionali BNL d'Italia)(ATP 마스터스 1000 & WTA 1000) 남자단식 결승.
알카라스는 이날, 3개월 도핑 징계 뒤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해 승승장구하던 시너를 맞아 첫 세트에서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2세트 들어 고비마다 마법같은 드롭발리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결국 2-0(7-6<5>, 6-1)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습니다.
로마 마스터스 첫번째 우승이자,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개인통산 7번째 타이틀 획득이어서 감격은 더했습니다. ATP 투어 단식 우승 횟수도 19회로 늘려 시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상대전적도 7승4패로 더 우위를 보이게 됐고, 우승상금으로 98만5030유로(15억4000만원)를 챙기게 됐네요.
지난 4월13일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 13개월 만에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우승트로피를 다시 들어올린 알카라스였는데요. 이후 허벅지 부상으로 바르셀로나오픈(ATP 500) 결승에서는 홀거 루네(덴마크)에게 우승을 내주고, 이어진 마드리드오픈(ATP 1000)에서는 부상을 이유로 불참한 바 있어 이번 우승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지난 2월 로테르담 ATP 500 우승 이후 이번 시즌 3번째 우승이네요.

<사진> 18일 2025 로마 ATP 마스터스 1000 단식 우승 대결을 벌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왼쪽)와 야니크 시너가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TP 투어
경기 뒤 진행된 코트 내 관중들을 위한 마이크 인터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너가 “영어로 당신에게 축하하고 싶습니다”고 하자, 알카라스는 “이탈리어로 해도 됩니다”고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는데, 시너는 “당신과 당신 팀은 잘했습니다. 당신은 확실히 클레이에선 세계 최고의 선수입니다. 나머지 시즌 행운을 빕니다. 파리(롤랑가로스)에서는 당신이 우승 후보입니다”라고 말해 코트에서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냉정한 승부사 시너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알카라스를 새로운 ‘흙신’(클레이의 제왕)으로 인정한 것인데요.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부상을 딛고 절정의 컨디션과 기량을 보여줌으로써, 오는 25일 개막하는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인 2025 롤랑가로스 남자단식 2연패에 확실하게 청신호를 밝힌 것 같습니다.
이날 경기는 시너의 서브로 시작됐는데, 둘은 서로 자신의 서브게임을 놓치지 않고 게임스코어 5-5를 만드는 등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알카라스는 5-6으로 뒤진 가운데 자신의 서브게임 상황에서 실수를 연발했고, 15-40으로 밀리며 ‘더블 세트포인트’ 위기까지 맞았습니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서브 포인트로 30-40으로 따라붙더니 랠리 대결에서의 승리로 기어코 듀스를 만듭니다. 이후 엎치락뒤치락 두차례 듀스가 이어지다가 결국 알카라스가 게임을 따내며 승부는 6-6으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이어진 타이브레이크 승부. 시너의 서브로 시작됐지만 알카라스가 먼저 1포인트를 따낸 뒤 서브 에이스 두개(시속 214㎞와 216㎞)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3-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게 됩니다.
알카라스는 다시 3-2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시속 209㎞의 강력한 서브로 포인트를 따내며 4-2로 앞섰고, 이후 혼전이 이어지다가 6-4로 알카라스가 세트포인트를 잡게 됩니다.
시너는 이후 한 포인트를 따라잡으며 쉽게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랠리 뒤 네트로 과감히 질주해 절묘한 백핸드 드롭발리를 꽂아넣었고, 시너가 안간힘을 써서 받아냈으나 포핸드 발리로 응수하며 1세트를 승리로 마무리합니다.
2세트 들어 알카라스는 더욱 힘을 내 자신의 서브게임을 먼저 승리로 장식했고, 이후 브레이크에 성공해 2-0으로 달아납니다. 3번째 게임 40-15 상황에서 알카라스는 다시 환상적인 드롭샷을 성공시키며 3-0으로 앞서 나갑니다.
그리고 시너 서브게임 때 알카라스는 다시 아름다운 궤적의 드롭샷으로 시너를 무력화시키며 게임스코어 4-0으로 달아났고 결국 6-1로 2세트를 매조지합니다.
특히 알카라스는 5-1로 앞선 가운데 맞은 자신의 서브 게임 때 듀스 상황에서 폭발적인 포핸드 위너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듭니다. 이어 포핸드 드롭샷을 다시 시도해 시너가 네트로 질주하며 간신히 공을 받아넘기자, 놀라운 운동 반사신경으로 이를 포핸드 발리로 연결시키고 맙니다. 이로써 경기 끝.

<사진> 알카라스와 시너의 '빅 타이틀' 비교. ATP 제공
“처음으로 로마 타이틀을 얻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 마지막 로마 타이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놀라운 수준으로 돌아온 야니크를 보게 돼 정말 기쁩다는 겁니다. 석달 만에 돌아와 첫 대회에서 마스터스 1000 결승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친 짓이라 축하해줘야겠습니다.”
알카라스가 경기 뒤 한 말입니다.
"정신적으로 경기에 접근한 방식이 자랑스럽습니다. 전술적으로는 첫번째 포인트부터 마지막 포인트까지 꽤 잘 플레이한 것 같아요. 롤러코스터는 타지 않았고, 전 경기를 통해 좋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한 모든 것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시너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확실히 첫 세트는 약간 게임 체인저(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것)였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대회에 대해 매우 행복합니다. 파리에서도 좋은 테니스를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뭐가 나오는지 봅시다.”
"하지만 (도핑 징계) 3개월 후, 여기에 와서, 이 결과를 만드는 것은 저에게도, 제 팀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가족과 모든 것이 행복합니다."
“모든 면에서 기대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나에겐 멋진 한 주였습니다. 어떤 경기들은 믿기지 않게 잘 하고, 어떤 경기는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테니스입니다. 우여곡절이 많습니다.”
26연승 뒤 첫 패배를 당한 시너로서는 아쉬움도 많지만 소득도 적지 않은 결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 김경무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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