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우리 몸속 이웃들, 마이크로바이옴

2025. 5.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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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로 사자.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아서 몸에 좋다고 하더라." 얼마 전, 장모님과 저녁에 곁들일 술을 고르다가 들은 말씀이다.

평소 외래어를 즐겨 쓰지 않는 장모님의 입을 통해 듣는 전문 용어는 유난히 생경했고,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유해균', '마이크로바이옴' 등 '우리 몸속 미생물'이라는 개념이 일상에 가깝게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먼저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장, 입속, 피부 등 우리 몸 각 부위에 살고 있는 '미생물 생태계'를 칭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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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상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막걸리로 사자.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아서 몸에 좋다고 하더라." 얼마 전, 장모님과 저녁에 곁들일 술을 고르다가 들은 말씀이다. 평소 외래어를 즐겨 쓰지 않는 장모님의 입을 통해 듣는 전문 용어는 유난히 생경했고,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유해균', '마이크로바이옴' 등 '우리 몸속 미생물'이라는 개념이 일상에 가깝게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루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을 표방하는 수많은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요즘, 우리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을까?

먼저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장, 입속, 피부 등 우리 몸 각 부위에 살고 있는 '미생물 생태계'를 칭하는 말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세균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을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유익균' (프로바이오틱스) 또는 '유해균'으로 기능적으로 구분한다. 유익균과 유해균 모두 우리가 먹은 음식의 분해 산물 중 각자의 입맛에 맞는 것을 먹고 살아가는데, 유익균의 입맛에 맞는 물질을 '프리바이오틱스'라고 한다.

유익균과 유해균의 양적 비율과 활동은 우리 신체 곳곳에서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가장 잘 알려진 장내미생물은 소화·흡수를 조절하여 체중을 조절하며, 유해균은 독소를 뿜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입안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 충치균을 비롯한 유해균은 치아를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한다. 하지만 어릴 때의 관리를 통해 충치균에 앞서 유익균이 단단하게 자리 잡으면, 충치균이 자리를 잡지 못해서 충치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 등 심각한 피부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성의 질에도 존재하는데, 생리통, 염증과 관계있으며, 신생아의 초기 마이크로바이옴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의 마이크로바이옴 대상 제품과 치료법은 유익균은 늘리고, 유해균은 줄여, 건전한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익균 균주를 캡슐에 넣어 섭취하고, 이들을 보조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개념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이 많다. 가장 큰 난제는 '누가 유익균이냐'는 것이다. 서로 가까운 친척인 균주들도 역할이 다르고, 같은 균주라도 장과 피부에서 정반대의 역할을 할 수도 있기에, 어느 균주가 인체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지는 연구를 통해야만 알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로 각 부위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입속의 특정 균주가 장으로 이동하거나, 장의 특정 균주가 질로 넘어가게 되면 큰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키는 장내 유해균은 혈류를 통해 피부 염증에 영향을 준다. 부차적으로 유익균을 전달하는 방법의 문제도 있다. 약으로 전달하는 장과 달리, 피부와 질 등은 효과적으로 균주를 전달하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마이크로바이옴을 보건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신을 포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 수요에 발 맞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메타유전체학, 다중 장기 효능평가 등 최신 기술의 융합연구를 통해, 만성병증 치료에 쓰일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 한약·천연물을 발굴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육종가와의 협업을 통하여 토종 신품종 과실수인 '대홍산사'의 강력한 장 염증 조절효과와 차세대 유익균에 대한 프리바이오틱스 효과 또한 규명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마이크로바이옴이 마케팅 슬로건을 넘어, 우리의 일상을 괴롭히는 만성질환들의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조유상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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