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 이세돌의 '신의 한 수'
0.007%의 확률로 놓은 백돌…인간의 '감각과 직관'의 승리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0.007%의 가능성. 존재하지 않을 확률로 놓인 단 한 수가 완벽한 인공지능(AI)을 무너뜨렸다.
2016년 AI 알파고와 인간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은 지금도 회자된다. AI의 고도화로 인간의 존재 가치에 의문이 들 때마다 이세돌의 '신의 한 수'가 떠오른다.
2016년 3월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바둑돌 하나가 조용히 놓였다. 수많은 전문가와 AI 연구자, 바둑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세돌은 흑돌 사이 백78수를 놓았다. 이게 바로 역사적인 '신의 한 수'다.
당시 알파고는 AI 기술의 결정체였다. 수천만 개의 기보를 학습하고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스로를 훈련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100만 번의 대국을 4주 만에 소화했다고 밝혔다. 알파고는 하루에 3만 대국을 뒀다.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하루 한 차례의 대국으로 총 5회에 걸쳐 바둑 대결이 진행됐다. 1국, 2국, 3국 연달아 알파고가 승리하면서 사람들은 인간 이세돌에 기대를 접었다. 알파고는 지치지 않고 실수하지도 않았다. 인간의 전략은 무력했다.
역사는 4국에서 벌어졌다. 이세돌이 놓은 백78수 이후 알파고는 버벅이며 실수를 연발했다. 2018년 개봉한 알파고 다큐멘터리에서 그 이유가 밝혀졌다. 78수 이후 알파고의 승률은 급격히 떨어졌고 개발자들은 당황했다. AI 확률 계산에서 이 수를 둘 확률은 0.007%, 사실상 '존재할 수 없는 수'였기 때문이다. 완벽에 가까웠던 기계가 인간의 감각 하나에 패배한 순간이었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불완전한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창의성을 증명했다. 더 정확하지 않았고, 더 빠르지도 않았지만 기계가 넘을 수 없는 감각과 직관으로 단 한 번의 반격을 성공시켰다.
AI가 점점 더 많은 영역을 대체해 가는 지금 인간이 존재 가치는 바로 이런 '예측 불가능한 한 수'에 있다. 기계라면 하지 않을 0.007%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AI보다 인간을 믿는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플랜2'에서 이세돌이 보여준 모습은 2016년 알파고와의 대결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불확실한 도전에도 기꺼이 뛰어들었고 승리하기 위해 연합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탈락한 이세돌에 더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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