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체류형 쉼터’ 속속…단지형 ‘농지 투기’ 부작용 경고
비수도권 신고 많아 ‘긍정적’
체류인구 증가·소비창출 기대
업자발 ‘쪼개기 분양’ 경계해야
경관·환경 해치고 규모화 저해


체류형 쉼터(이하 쉼터) 제도가 도입된 지 약 3개월 만에 전국에 4000건가량의 설치 신고가 이뤄진 걸로 확인됐다. 쉼터 설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쉼터가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단지형 쉼터를 조성해 ‘쪼개기 분양’을 하는 등 제도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4240건의 쉼터 설치 신고가 전국에서 접수됐고 이 중 대부분에 대해 승인이 이뤄졌다. 쉼터는 농민 또는 주말·체험 영농을 하려는 사람이 농지 위에 설치할 수 있는 가설건축물 형태의 임시 숙소로, 올 1월24일 ‘농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는 절차를 거쳐 설치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신고건수가 가파른 상승세다. 월별로 ▲2월 722건 ▲3월 991건 ▲4월 2527건의 신고가 이뤄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1호 쉼터가 나오고 담당 공무원의 업무도 익숙해지면서 제도가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888건(4월 누적)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충남 641건 ▲경남 625건 ▲충북 444건 등이 이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이 373건, 경기가 308건이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시와 농촌의 가교역할을 할 쉼터가 비수도권에 많이 늘어나는 추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쉼터 설치는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연구원은 향후 10년간 강원지역에만 2만4600∼7만7600개의 쉼터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농막 설치 추세를 반영한 분석으로, 강원연구원은 농막 수요 상당수가 쉼터로 대체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강원지역에선 쉼터 증가로 향후 10년간 체류인구가 3만1900∼10만600명 늘어나고, 이에 따라 31억9000만∼100억6000만원 규모의 소비 지출이 창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농지가 투기에 활용되는 부작용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단지형 쉼터를 조성해 쪼개기 분양할 가능성을 현행 제도가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석두 GS&J 인스티튜트 연구위원은 “업자가 농사를 짓는다며 대규모로 땅을 구매한 뒤 이를 주말·체험 영농족에게 쉼터 부지로 분양하거나 쉼터를 지어 쪼개기 판매하는 경우 현행 제도에선 막을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경우 과거 ‘불법 농막 단지’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 2022년엔 설치된 농막 3만8277개 가운데 411개가 30㎡(9평) 이하 농지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되며 쪼개기 분양을 의심받았다. 박 연구위원은 “쉼터는 ‘농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1세대당 33㎡(10평)까지 설치할 수 있고 이때 농지는 그 두배인 66㎡(20평)만 있으면 돼서 업자가 넓은 농지를 이 수준으로 쪼개 분양할 개연성이 있다”면서 “농막은 간이 창고 개념으로 주거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별장식의 농막 단지는 적발되면 철거 명령이라도 내릴 수 있지만 단지형 쉼터는 대처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쉼터 단지는 농촌 경관과 환경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농지 규모화를 표방하는 농정 방향과도 배치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기 김영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단지형 쉼터의 쪼개기 분양은 농지 세필화를 초래한다”면서 “현재는 농지면적과 관계없이 33㎡(10평)의 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일률적으로 규정하는데, 농지면적에 따라 설치면적을 차등화하는 대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