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한국서 잘살라고 기도하는 엄마 아빠’… 결혼 이민자의 詩
‘다문화가족지원법’이라는 것이 있다. 즉 ‘다문화’는 법률 용어다. 하지만 이 용어는 농촌 노총각이 돈 주고 데려온 외국 신부라는 이미지가 강해 외국인 여성이나 한국인 남편, 또 그들의 자녀는 좋아하지 않는다. 결혼 이민자나 이주 여성이라는 용어도 있다. 2023년 기준 결혼 이민자 수가 여성 14만, 남성 4만명이었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결혼 이민자 혹은 한국 국적 취득 외국인을 한국인과 똑같이 대우하고 있을까? 혼혈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고운 편이 아닌데 이젠 달라져야 한다. 재작년 조사 때 ‘다문화 초등학생’의 비율이 10% 이상인 지자체가 열 곳이 넘었다. 전남 함평군은 789명 중 162명, 경북 영양군은 420명 중 85명이라 20%가 넘었다.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자녀를 낳아 잘 키우고 있는 결혼 이민자가 적지 않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파경에 이른 경우도 있으니 안타깝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게 시를 가르친 곳이 있다. 여러 해 전 충북 음성군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게 시 창작을 지도해 합동 시집도 냈다. 안동예절학교,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민속촌 등에서 현장 학습을 통해 한국에 적응하도록 하기도 했다. 문화 체험으로 전통 악기, 짚 공예, 도자기 공예, 천연 염색, 송편 만들기, 예절 교육도 했다. 독거노인 초대 행사에서 자국 음식을 만들어 마을 잔치도 했다. 가족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니 많이 기뻐했다.
시집도 출판했다. ‘하얀 갈매기가 날아오른다/ 하늘과 물에 길을 만들고 노래 부른다/ 나도 갈매기처럼 하늘에서 바다를 보고 싶다’(몽골인 어트건톡스), ‘아들이 웃으면 기쁘고 행복하다/ 내 아들의 기쁨 내 기쁨/ 내 아들의 아픔 내 아픔’(필리핀인 낸시 데이모스), ‘우리 아가 꾸러기 아가/ 귀여운 아가/ 울어도 귀엽고 웃어도 귀엽다’(캄보디아인 트리니 수아), ‘5월이 오면 어버이날이 있어/ 엄마 아빠가 더 보고 싶다/ 한국에서 행복하게 잘살라고/ 기도하시는 엄마 아빠’(필리핀인 디안)…. 모두 시를 쓰면서 한국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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