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청문회’ 된 첫 TV토론…‘어대명’ 굳힐까, 금갈까
김문수 ‘커피 120원’ 이준석 ‘셰셰 발언’ 언급하며 李 비판
진보 주자 권영국 “李, 차별금지법 영원히 못할 것”
이재명 “진지한 토론” 자평…2차 토론회는 23일 개최
(시사저널=박성의·이원석 기자)
6·3 장미대선까지 15일,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도에 금을 내기 위한 경쟁 주자들의 분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8일 진행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첫 TV토론(경제 분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집중적인 견제구가 쏟아졌다.
범보수주자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친중 외교관, 선심성 공약 논란을 집중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설화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진보 주자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보단 김문수 후보 비판에 집중했으나, 차별금지법에 망설이는 이 후보의 태도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커피 150원' 때린 김문수, '호텔경제학' 비판한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는 18일 오후 8시에 시작된 1차 TV토론에서 120분간 경제분야 토론에 나섰다. 이날 토론은 경제 분야를 주제로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시간 총량제 토론을 진행한 뒤,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두 차례의 공약검증토론을 실시했다.
후보들 간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된 가운데 공세는 '1강'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됐다. 특히 범보수주자인 김문수,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공약들이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최근 전북 군산 유세 현장에서 2019년 경기도지사 시절 한 계곡 일대에서 닭죽을 판매하는 등 불법 영업 점포를 철거시키기 위해 상인들을 설득했던 과정을 설명하면서 "(계곡에서 닭죽을) 5만원 주고 땀 뻘뻘 흘리며 한 시간 고아 팔아봐야 3만원 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발언했다.
관련해 김 후보가 "최근 이 후보가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 해서 시끄럽다. 지금도 120원인가"라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말에는 맥락이란 게 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2019년 당시 커피 원재료값(원두 가격)은 (커피 한 잔당) 120원 정도가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인건비, 시설비는 감안이 안된 것"이라며 "원재료 값이 이정도 되니, 가게를 바꿔 지원을 해 줄테니 닭죽을 파는 것보다 더 나은 환경서 영업하게 해주겠다고 말한 건데 그 말만 떼서 왜곡하시면(안 된다)"이라고 방어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호텔 경제학' 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군산 유세에서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며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 원을 환불받아 떠나더라도 이 동네에 들어온 돈은 아무것도 없지만 돈이 돌았다. 이것이 경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호텔 경제학이라고 들어봤나"라며 "이 후보는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며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을 말한다. 무한 동력이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인 예를 들어본 것"이라며 "왜 그렇게 단순하냐"고 맞받았다.
이준석 후보는 "경제성장은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경제 성장의 본질은 생산성 향상"이라며 "지금처럼 고물가·저수요 상황에서 무작정 돈만 풀면 자영업자는 재료비, 임대료 부담만 늘어난다. 빚으로 쌓은 성장은 모래 위 사상누각"이라고 비판했다.

경제 토론인데…'사드 철폐' '셰세 발언' 도마 위
이날 토론 주제는 경제였으나 이재명 후보의 안보·외교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들을 거론하며 그의 친중 행보가 한·미 동맹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절 사드 철회를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주한 중국대사의 협박성 발언에도 침묵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6.25 당시 적국이었고, 미국은 우리를 지켜준 동맹"이라며 "양자를 같은 수준으로 놓는 건 외교적 균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기본 축이며,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할 핵심 축"이라면서도 "중국·러시아와의 외교도 실용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모든 걸 미국에 '올인'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외교는 언제나 국익 중심이고, 유연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태도는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그는 특히 주도권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셰셰 발언'을 거론하며 "너무 친중적인 입장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공개 석상에서 "중국에도 '셰셰'(감사하다)하고 대만에도 '셰셰'하고 다른 나라하고 잘 지내면 되지, 대만하고 중국하고 싸우든 말든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단편적 생각"이라고 선을 그은 뒤 "'대만-중국 간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 현상 존중하고 거리 유지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말)"고 반박했다. 이어 "친중 표현은 정치인으로서 적절치 않다. 친중으로 몰아가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북한이 싸울 때 '그러면 어때' 하면서 두 나라에게 모두 '셰셰'하면 곤란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가 "그러면 양안(대만-중국) 관계에서 침략 문제가 발생하면 개입하겠다는 것이냐, 아니냐"고 거듭 묻자, 이재명 후보는 "상황이 전개 됐을 때 유연하게 판단해야 하며,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 국익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권영국도 '아쉬움'…이재명 "진지한 토론이었다"
'내란 청산'을 내건 권영국 후보는 상대적으로 이재명 후보보다는 김문수 후보 비판에 집중했다. 다만 그는 토론 초반부터 "오늘 토론은 성장만 외치는 1대3 구도"라며 '중도 보수'를 내건 이재명 후보와 진보 주자인 자신의 차이점을 부각했다.
특히 권 후보는 진보 진영의 맏형인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차별금지법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이걸로 새롭게 논쟁 갈등이 심화되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기 어렵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히자, 권 후보는 "영원히 (입법을) 못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120분 간 집중 공세를 받은 이재명 후보는 비교적 덤덤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TV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 삶이나 대한민국 상황 매우 어려운데 어떤 방식으로 난제 타개할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나은 국민의 삶, 대한민국 미래 위해 더 많이 연구하고 토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역전을 노려야 하는 다른 주자들은 일제히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문수 후보는 "제가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조금 심하지 않느냐' 물었다. (이재명 후보가) 사과를 하면 좋겠는데 '저것도 왜곡이다' '전후를 안보고 그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며 "그 점이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가 궤변에 가까운 답을 쏟아냈다"며 "이재명 후보가 계엄 이후에 반계엄 분위기에 도취돼 아무렇게나 비전 제시해도 된다고 생각한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2차와 3차 후보자토론회는 각각 오는 23일(금)과 27일(화)에 개최된다. 사회분야에 대해 진행되는 2차 TV토론은 이윤희 KBS 기자가, 정치분야에 대해 이뤄지는 3차 후보자토론회는 전종환 MBC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다. 시간은 1차 토론회와 동일하게 저녁 8~10시에 진행 예정이다.
토론회는 KBS, MBC, SBS, 국회방송, KTV국민방송, 복지TV, 아리랑TV에서 동시 생중계되며, 유튜브(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네이버TV(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카카오TV에서도 실시간 생중계된다. 후보자토론회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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