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정신 통해 진실 기억하는 용기 배웠다”
5·18재단 오월기억저장소서 기자회견
‘특별상’ DKK 문화동맹 “광주는 희망”
“폭력과 두려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땅에서 우리는 5·18을 통해 민주화의 열망을 배웠습니다.”
2025 광주인권상 본상 수상자인 ‘아시아 정의와 권리(Asia Justice and Rights·AJAR)’의 패트릭 버지스 회장은 지난 16일 광주 서구 치평동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열린 ‘2025 광주인권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광주는 진실을 기억하고 독재에 맞서는 법을 몸소 보여준 도시”라며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정신은 아시아의 수많은 독재에 항거하는 시민사회에 용기를 주는 메시지이다”고 덧붙였다.
2010년 설립된 AJAR은 동티모르·인도네시아·미얀마·방글라데시 등에서 국가폭력과 대규모 인권침해를 겪은 생존자들과 연대하며 진실규명과 정의 실현, 치유와 회복을 위한 활동을 펼쳐온 단체다.
이들은 자카르타에 본부를 두고 미얀마 국경지대, 로힝야 난민캠프 등지에서 활동하며, 전쟁과 군사 점령 속 납치·학대를 당한 동티모르 아동 170여명의 행방을 추적해 가족과의 상봉을 성사시키는 등 이행기 정의의 실천적 모델을 만들어 왔다. 또한 유엔과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기구와도 협력해 미얀마 군부 폭력의 피해자 목소리를 세계에 알리고 있으며, 로힝야 난민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시행해 자립과 연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패트릭 회장은 “독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파도처럼 되돌아오기에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결국 휩쓸리게 된다”며 “광주를 통해 희망을 배웠고, 시민들이 기록을 보존하고 진실을 기억하는 데 힘쓰는 모습은 세계 시민사회에 큰 교훈을 줬다”고 강조했다.
광주인권상 특별상을 수상한 DKK 문화동맹은 1991년 필리핀 루손 지진 피해 복구 공연을 계기로 결성된 코르딜레라 지역 문화예술운동 연합체다.
이들은 음악, 연극, 벽화 등 예술을 매개로 선주민의 권리 보호, 환경 파괴·군사화 저항 등을 실천하며 필리핀의 인권 운동을 이끌어 왔다.
율리우스 다기탄 DKK 문화동맹 부회장은 “5·18 연극은 언어를 모두 이해하지 못했지만 감정적으로 깊은 울림을 줬다”며 “많은 이들이 희생됐음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 민주화를 이룬 광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큰 희망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억압과 어려움도 언젠가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17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가했으며, 18일 오후 7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특별무대 시상식을 통해 연대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광주인권상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확산하기 위해 2000년 제정된 상으로 인권과 정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된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만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1만달러와 트로피가 교부된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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