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음정 너머의 진심…데이식스, 뭉클했던 마지막 [현장에서]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끝이라는 말이 유난히 아득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데이식스(DAY6)는 10년 동안 쌓아온 음악과 진심을 풀어내며 투어의 마지막 무대에 섰고, 팬들은 그 시간의 결을 함께 나누듯 한 곡 한 곡에 마음을 보탰다. 익숙한 멜로디와 더 깊어진 감정이 맞물린 공연은 단순한 마무리를 넘어 하나의 시간으로 완성됐다.
밴드 데이식스(DAY6)가 세 번째 월드 투어 'FOREVER YOUNG'의 피날레를 서울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5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은 1만 6000 관객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공연은 마이데이(팬덤명)가 먼저 부른 'Welcome to the Show'로 시작됐다. 관객들이 만들어낸 화음은 이미 공연 전부터 공간을 채웠고, 이는 곧 등장한 멤버들에게 거대한 환호로 되돌아왔다. 오프닝은 2019년 발표한 'Best Part'. 우렁찬 드럼과 강렬한 기타 리프 속에 공연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이어 'Better Better', 'Healer',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에 이르기까지 데이식스는 숨 돌릴 틈 없이 음률을 떠냈다.

관객의 에너지는 뜨거웠고 멤버들 또한 이에 전력으로 응답했다. 영케이는 "오늘은 뒤가 없는 날이다. 어젯밤 설쳤다. 공연장이 꿈에 계속 나왔다"며 진심 어린 긴장과 설렘을 고백했고, 원필은 "KSPO DOME에서 360도로 팬들에게 둘러싸인 이 순간, 너무도 감사하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성진 역시 "모든 걸 내려놓고 움직여야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며 팬들과 이 순간을 온몸으로 누리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 무대는 밴드 라이브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연속이었다. 음원차트를 강타한 '예뻤어', '녹아내려요', 그리고 최근 발표한 신곡 'Maybe Tomorrow'와 '끝났지'까지 30곡이 넘는 세트리스트로 채운 4시간은 단순한 콘서트 그 이상이었다. 이는 데뷔 타이틀 곡 'Congratulations'부터 최신작에 이르기까지 밴드의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음악 여정이었다.
공연 내내 멤버들은 음악뿐 아니라 재치 있는 입담으로도 무대를 이끌었다. 유쾌한 농담과 솔직한 고백들이 자연스럽게 오갔고, 팬들은 음악과 웃음 속에서 더욱 가까운 온기를 느꼈다. 진중함과 유쾌함, 그 두 가지를 능숙하게 오가는 네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밴드로서뿐 아니라 공연자로서의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무대 구성 또한 특별했다. 지난해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공연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무대에 이어, 이번 피날레도 360도 개방형 무대로 관객들에게 더욱 입체적인 라이브 경험을 선사했다. 여기에 무대 스케일과 연출, 공간각을 세밀하게 설계해 데이식스의 내공을 여실히 드러냈다. 각 악기의 밸런스를 놓치지 않은 멤버들의 빼어난 라이브 연주까지 더해져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다만 투어의 마지막 무대였기에 더욱 혼신을 다한 멤버들의 음성에서는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목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듯 일부 곡에서 음정의 흔들림이 있었다. 특히 성진이 컨디션 난조를 크게 겪은 듯 보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꿋꿋하게 음정을 크게 내고자 애쓰는 절박함 깃든 행동에서 열정과 진심을 더 진하게 전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흔들리는 음 너머에는 관객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진심이 있었고 그것은 감동으로 전해졌다.
이번 피날레는 서울 공연의 마침표가 아니라 지난해 9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시작으로 아시아·북미·오세아니아 등 23개 도시, 45회에 걸쳐 사계절 동안 펼친 대규모 월드 투어의 종착점이다. 이중 KSPO DOME 공연은 6회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은 물론이고 회당 최대 1만 6000명, 총 9만 6000 관객을 동원하며 데이식스가 얼마나 독보적인 밴드로 성장했는지를 입증했다.

데뷔 때부터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던 네 사람은 그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수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HAPPY', '녹아내려요'는 물론이고, 이번 신곡 'Maybe Tomorrow', '끝났지'는 공개 직후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입증했다. 이들은 회고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믿고 듣는 밴드'의 입지를 다시금 굳혔다.
성진의 길고 진심 어린 말은 감동을 더했다. 그는 "어젯밤 잠을 설쳤다. 몇 개월 동안 이어 온 투어가 이제 끝난다고 생각하니 앞으로는 이 시간을 추억하며 살아가게 되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이라고 말하면 모두가 아쉬워하지만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시작이 찾아올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또다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매 순간 후회 없이 살기 위해 눈앞의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우리는 분명 행복에 더 가까워질 거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서로 좋은 길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애틋한 마음을 내보였다.
무대가 끝을 향해 흐르던 순간, 팬들의 마음이 담긴 영상 편지가 스크린에 펼쳐졌다. 데이식스에게 보내는 수많은 고백과 감사의 말들이 조용히 공간을 메웠다. 말없이 그 장면을 바라보던 원필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고, 영케이는 오랜 시간 얼굴을 감싼 채로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원필은 "마이데이 덕분에 잘 살아가고 싶어진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의 공연은 단지 밴드의 성공적인 투어 마무리가 아니었다. 청춘의 한 시절을 데이식스와 함께 보내온 팬들에게 건넨 '함께여서 가능했다'는 인사의 형태였고, 늙지도 낡지도 않을 스스로에 대한 'Forever Young'이라는 다짐의 무대였다. 진심과 기술, 성장과 열정이 모두 담긴 데이식스의 무대는 많은 이들의 마음 한 페이지에 깊게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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