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라노] 민주 김문수 ‘출산 가산점’ vs 국힘 김문수 ‘미스 가락시장’

허시언 기자 2025. 5. 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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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성차별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각 정당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내세운 10대 공약에 여성 정책이나 성평등 정책에 관한 내용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죠.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여성을 출산 여부로 평가하는 ‘출산 가산점’ 제도를 언급했다가 캠프 보직에서 사퇴했습니다. 김 의원은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이 여성차별 정책이라고 지적하는 유권자와 문자메시지로 소통하던 중 “여성에게는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그러자 ‘출산하지 않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지난 13일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를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해명합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잘못된 인식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분노하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총괄선대본부에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두 번째 사과문도 게시하는데요. 김 의원은 “저는 남성이 혜택 보는 정책이 있다면 여성도 혜택을 봐야 한다는 식으로 정책을 고민했다. 이것이 가장 큰 오류였고, 잘못이었다”며 “자녀를 많이 낳는다고 점수를 주겠다는 발상은 비혼 여성이나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발언을 두고 “민주당이 여성 표를 단지 정략적 도구로 삼아 왔다는 증거”라고 비판했습니다. 함초롬 당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출산율 0.75명에 육박하는 대한민국에서 출산을 가산점으로 생각하는 탁상공론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행보”라며 “김 의원을 선대위에서 퇴진시키고 꼬리를 잘랐지만, 2030 남성 표를 노리고 남녀 갈등을 피하려는 기회주의적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주장했죠.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김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된 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가락시장에서 나왔는데요. 김 후보는 배현진 의원을 향해 “배 의원은 미스 가락시장 홍보대사로 임명장을 하나 (주는 게 어떻겠냐)”며 “시장에도 다른 것보다도 홍보대사가 홍보가 많이 된다. 내가 오늘 지역에 다녀도 (사람들이) 나는 안 보고 배 의원만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의 말은 지난 13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죠. 민주당 중앙선대위 여성본부는 “김 후보가 형편없는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냈다”는 성명을 발표하는데요. 여성본부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 성 상품화와 선정성으로 비판받으며 지상파 방송에서 퇴출당한 게 20년도 훌쩍 넘었다. 김 후보는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라고 지적합니다.

한민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관을 가진 김 후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그러면서 “김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준다. 대선을 망칠 작정이 아니라면 즉각 사과하고 언행을 자중하라”고 요구했죠.

이에 지난 14일 국민의힘 신동욱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그 부분은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진의가 좀 왜곡돼서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성이 성차별을 의식해서 하신 말씀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야가 번갈아가며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자 주요 대선 주자인 이재명과 김문수 후보의 10대 공약에 ‘성평등’과 ‘여성’ 관련 공약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부각됐습니다. 이번 대선은 과거와 비교해도 유독 성평등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을 보이는데요. 주요 정당 후보들은 10대 공약에 여성 공약을 별도로 두지 않았습니다.

이 후보의 10대 공약에서 여성이 언급된 내용은 ‘여성 소상공인 안전 강화’ ‘일하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 조성’ 정도입니다. 성평등 정책으로는 고용 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성별 평등지표를 반영하겠다는 내용만 담겼습니다. 민주화 이후 성평등 이슈가 민주당 주요 의제에서 제외된 건 처음인데요. 이 후보가 2022년 대선 당시 ‘여성 안심 평등사회’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과도 비교됩니다. 김 후보는 ‘여성희망복무제’ 도입으로 여성 전문 군인을 확대한다는 내용만 담았죠.

출산 가산점 논란은 정치권이 얼마나 여성 의제에 무관심한지, 미스 가락시장 발언은 정당이 얼마나 성차별에 둔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상기시켰습니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정치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모든 말은 정당의 가치관과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됩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요.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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