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시설 일몰제 때문에…내 땅인데 내 땅 아냐”

백창훈 기자 2025. 5. 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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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주인, 건축 못해 손해 주장

- 부산 서구에 부지 수용 요구
- 구 “선례 남길 수 있어 곤란”

빌라를 짓기 위해 산 땅의 일부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규모를 축소해 연립주택을 지은 건축주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일몰제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땅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 울상이다. 이 건축주는 이 땅에 소규모 건축물을 지을 계획이지만 주민 왕래가 잦은 도로가 부지와 인접한 탓에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부산 서구 동대신동의 A 씨 빌라와 현황도로. 백창훈 기자


18일 부산 서구와 건축주 A 씨 등에 따르면 A 씨는 12세대 규모의 빌라를 짓기 위해 2016년 1월 서구 동대신2동 295㎡ 규모 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A 씨는 부지 일부(85㎡)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울며 겨자먹기’로 부지를 두 필지로 나눠 건축이 가능한 땅에 6세대짜리 연립주택을 지었다. 도시계획시설은 도로나 공원 등 주민 생활이나 도시 유지에 필요한 기반 시설로, 이곳에는 개인이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A 씨는 남은 땅의 보상에 희망을 걸었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땅에 지자체의 도로 공사가 시작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 전국적으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시행돼 A 씨의 땅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사이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가 꾸준히 올랐고, 납부해야 할 종합부동세도 늘어나 A 씨의 형편은 어려워졌다.

이에 A 씨는 해당 부지에 소규모 사무실을 지어 임대 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인접한 도로가 A 씨 땅을 포함하고 있는 까닭에 이곳에 건축물을 지으려면 주정차 금지선을 옮겨야 하는 데다, 공사 기간 도로 통행을 완전히 막아야 해 주민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현황도로’로, 구의 소유는 아니지만 소방차 등 긴급차량 진출입로로 이용돼 도로교통법을 적용받는다.

A 씨는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철회됐는데도 내 마음대로 건축하지 못해 재산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구 차원에서 부지를 수용해 도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구가 해당 부지를 수용하면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서 “억울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현재로선 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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