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무차별 ARS 전화에 시민들 "짜증"

박준호 기자 2025. 5. 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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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내년 지선 등 선거 앞두고
여론조사 등 전화·메시지 ‘불편’
차단해도 다른 번호로 다시 연락
"공인 여론조사 기관 식별 시스템 필요"
다가오는 6·3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이 또다시 '모르는 번호'의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광주지역 한 주민이 포항시의원으로부터 받은 대선 후보 선거 유세 메시지. /독자 제공

다가오는 6·3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이 또다시 '모르는 번호'의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무작위로 걸려오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와 선거(유세) 홍보 메시지는 이제 선거철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차단하거나 신고해도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차단을 해도 연락처만 바꿔 같은 내용의 전화와 문자가 계속해서 오기 때문에 시민들의 피로감은 점점 누적되고 있다. 단순한 일상 불편을 넘어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18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선거철이 되면 여론조사와 선거(유세)홍보를 목적으로 한 무작위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급증한다. 지지 후보를 묻는 ARS 전화부터, 선거 정보를 안내하거나 특정 입장을 호소하는 문자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민들의 일상에 침입하고 있다. 대부분은 자동 응답 시스템을 활용해 대량 발송되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되풀이돼 왔다. 특히 올해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련 연락은 더 잦아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도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전화와 문자가 사람들의 일상 리듬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ARS 전화나 문자는 단순한 귀찮음을 넘어서 일과 중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이동 중 전화를 받느라 불편함을 겪는 등 다양한 형태의 피해를 야기한다. 특히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스팸과 중요한 정보를 구별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일부 선거 문자에는 '가짜 신고 문자'나 상업성 스팸 메시지가 섞여 있어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기조차 어렵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하나하나 메시지를 열어보고 내용을 확인해야 해, 시간 낭비는 물론 심리적 피로까지 겪고 있다.

스팸 차단 기능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 번호를 차단해도 새로운 번호로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계속 도착하면서 '두더지 게임'처럼 끝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점점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 장성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29)씨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혹시 회사에서 오는 중요한 연락일까 봐 매번 받게 되는데, 대부분 선거 관련 전화라 짜증이 난다"며 "차단해도 계속 다른 번호로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받게 된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니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차단 기능을 넘어선 기술적·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은 전화번호 기반의 차단 방식이라 회피가 너무 쉽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인된 여론조사 기관이나 선거 홍보 발신자를 식별하고, 원치 않는 경우 차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