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농사 물길, 오·폐수 퇴수로 사용 허가에 농민들 ‘분통’

구자훈 기자 2025. 5. 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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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수십 년이 넘도록 용수로로 사용하던 곳인데 오·폐수라뇨. 당황스럽고 걱정이 큽니다."

18일 화성시 우정읍 한 농지에서 만난 농부 김모 씨는 자신의 논 옆 용수로로 뻗어 있는 하수관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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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등 시설 하수관, 농지 옆 도랑으로 이어져 농사 악영향 우려
화성시에 민원 접수했지만 "농어촌공사에 문의하라" 책임 미뤄
화성시 우정읍 소재의 한 농지. 논길을 따라 이어진 배수로 옆으로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수십 년이 넘도록 용수로로 사용하던 곳인데 오·폐수라뇨. 당황스럽고 걱정이 큽니다."

18일 화성시 우정읍 한 농지에서 만난 농부 김모 씨는 자신의 논 옆 용수로로 뻗어 있는 하수관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농지는 2만6천㎡ 규모로 김 씨를 비롯한 농민 20여 명이 50여 년간 농사를 지어 온 곳이다.

하지만 인근에 공방 등 시설이 들어서고, 이후에도 다양한 시설 개발이 예정되면서 인근 농민들의 우려 섞인 한숨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공방 등 시설에서 내보내는 오·폐수 하수관이 농지 옆 도랑으로 이어지면서 농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까닭에서다.

결국 김 씨는 함께 농사를 짓는 이웃 농민 21명과 이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의 고충 민원을 화성시에 접수했지만, 농어촌공사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구거 사용 허가 및 농업생산기반시설 사용 허가는 한국농어촌공사 소관이라는 게 화성시 공무원의 설명이다.

김 씨는 "농어촌공사 화성지소에도 구두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처리되지 않아 화성시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결국 최종 허가권자는 화성시이고, 우리 같은 농민들은 어디에 민원을 접수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데 적극행정을 해야 할 시는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용수로로 사용하는 도랑 외 다른 방향으로 오·폐수가 흐를 수 있게 설계하는 등 대안이 있지만 이 같은 대체 방안은 생각하지 않은 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적도상 도랑이 물이 빠지는 퇴수로로 설정돼 있다 하더라도 농민들은 50년이 넘게 논에 물을 대는 용수로로 사용해 왔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는 해당 지역 농민들이 이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 관계자는 "해당 구거가 물이 빠지는 배수로로 설정돼 개발허가가 이뤄졌고, 농민들이 그동안 용수로로 이용해 왔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먼저 해당 구거가 용·배수로 겸용으로 사용되는 곳인지를 확인한 후 농민들과 소통해 관련 민원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자훈 기자 hoo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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