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펙 “다자무역 지지” 공동성명, 보호무역 완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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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21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다자 무역 체제와 국제 무역 규범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이번 공동성명에 미국이 촉발한 관세전쟁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명시적인 반대 입장이 담기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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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21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다자 무역 체제와 국제 무역 규범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선언적인 성명이긴 하지만 관세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도 동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펙 정상회의에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린 아펙 통상장관회의는 16일 만장일치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등 미·중 통상 대표들도 참석했다. 공동성명에는 아펙 회원국들이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며, 무역 이슈 진전을 위해 글로벌 무역시스템의 법적 토대를 제공해온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성에 공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세계무역기구에서 통상 이슈 논의를 심화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기업친화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아펙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동안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세계무역기구를 무력화하는 행태를 보여왔는데, 원론적이긴 하지만 이런 성명에 참여한 점은 긍정적이다. 세계무역기구는 규칙에 기반한 다자 무역 체제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국제기구다. 다만, 이번 공동성명에 미국이 촉발한 관세전쟁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명시적인 반대 입장이 담기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 쪽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미국 쪽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통상장관회의는 올가을 아펙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다. 정상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제 통상질서의 틀을 새롭게 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아펙은 전세계 인구의 37%,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로 1989년 출범 이래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 역내 평균 관세율은 1989년 17%에서 2021년 5.3%로 인하됐으며, 역내 상품무역은 9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은 이번에 의장국으로서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원칙을 관철시키는 데 매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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