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압박 역풍 맞을 수 있다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2025. 5. 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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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잘 나가고 있는데 왜 저러나. 저렇게 할 필요가 없지 않나".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이른바 '사법부 압박'을 두고 답답하다는 듯이 한 말이다. 유 전 사무총장처럼 선거운동에 집중해야 할 대선 국면에 사법부 공세에 에너지를 분산하는 민주당에 의아심을 갖는 사람이 적지않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앞세워 사법부 관련 법안들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허위사실공표죄 요건에서 '행위' 부분을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현행법은 출마자의 출생지·가족관계·직업·경력·재산·행위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처벌받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은 개정안에서 범죄 요건 중 '행위'를 빼버렸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피선거권 박탈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혐의는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된다. 

이 개정안이 확정 공포되면 이 후보에 대한 처벌 근거가 법에서 사라져 면소 처분을 받게된다. 서울고법이 선거 이후로 미룬 파기환송심 재판이 아예 없어진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로 다음날 이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방탄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민주당은 피고인이라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중에 관련된 형사 재판을 받지않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추진 증이다. 임기를 허락한 유권자의 선택이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에도 불구 대장동 의혹 등 5개 재판을 받는 이 후보를 염두에 둔 시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무죄가 확실하면 재판을 계속해도 된다는 희한한 예외 조항이 들어있다. 무죄 선고할 재판은 하고 유죄가 될 듯한 재판은 하지말라는 것인데, 미리 유무죄를 정해놓고 하는 재판이 어디있느냐는 반문이 법조에서 제기된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특검법도 추진하고 있다. 이 후보 사건을 유죄 취지 파기환송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게 이유다. 지난 14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조 대법원장 대선개입 의혹 진상 규명 청문회'를 강행했다. 대법원이 이례적인 초고속 판결로 불신을 자초한 면도 있으나 과도한 입법권 행사가 삼권분립을 위협한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대법관 전원합의체의 10대 2 압도적 판결 의미를 도외시 하고 사법부 수장을 국회 청문회장이나 특검장으로 불러낼 경우 치졸한 보복 내지는 대법원 길들이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민주당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30~10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과 법원이 내린 판결도 헌법소원을 통해 최종적으로 헌재 판단을 받도록 하자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회부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의 업무 과부하를 해소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법원 내부에서도 찬성 의견이 우세하다. 법원판결 헌법소원 역시 국민의 기본권 보호 차원에서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과 헌재의 재판 관여가 4심제로 굳어져 남용에 따른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반론이 교차한다. 손을 보거나 공론화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이지만 `하필 지금이냐'는 시점 앞에서 석연찮다는 의심을 산다.

민주당은 이 후보에 대한 대법 판결이 나온 직후부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법부를 겨냥한 법안들을 연쇄적으로 제기했다. 법정에서 재판관들이 앉는 법대의 높이를 낮추자는 법안에서는 실소가 터진다. 사법부 압박이 선을 넘다보니 당내에서도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자제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자신의 임기내 처리를 공언하는 등 강경파의 공세는 식지않고 있다. 

민주당이 선거에 득 될게 없는 사법부 압박에 집착하는 모습은 선거 결과를 확신하는 오만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요지부동 고공행진하는 지지율에 취해 벌써부터 집권 이후를 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중지란에 빠져 선거를 치를 동력마저 잃어가는 국민의힘에 대한 유권자의 환멸을 민주당에 대한 무한애정으로 오판했다가는 거센 역풍을 맞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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