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뒷전'… 유세차 불법 주정차에 시민 불편 가중
도내 관련 교통민원 일주일간 44건
불법주차 처벌면제 대상 아니나
경찰 "민감시기 적극 조치 애로"

최근 제21대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에 돌입하면서 도내 곳곳마다 불법 주정차를 일삼는 선거 유세차량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단속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은 선거철이라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논란에 휩싸일 것을 우려해 단속에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오전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A정당 후보의 집중 유세장 인근에서는 정당 유세단 버스가 무인 주차장 5칸을 점거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유세로 차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운전자들의 불편이 잇따르는 상황이었지만, 버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차장을 벗어나지 않았다.
버스 운전자는 '자리를 옮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도로가 좁아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같은 날 인파가 한참 몰리는 시간대 군포시 산본 번화가에서도 B정당의 대형 유세 트럭과 1t 트럭 개조 차량, 보조 승합차 등이 인도를 점거 중이었다. 이에 인근 상인들은 진열대를 옮겨주거나 가게 입구가 막히는 불편을 겪었다.
한 행인은 "안 그래도 비가 와서 우산 쓰고 다니면 많이 부딪히는 상황인데 차량까지 길을 막아 너무 번잡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내 출정식이 열리는 곳에는 정당마다 노란색 사선이 표시된 안전지대를 침범하거나 정차 금지 구역에 차량을 대고 마이크 유세를 이어갔다.
이렇게 지난 12일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 경기 지역 곳곳마다 교통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오전 5시까지 경기남부경찰청에 선거 유세 차량 등으로 인해 접수된 교통 불편 112신고 건수는 총 44건이다.
현장에서 만난 정당 관계자들은 경찰에 신고·허가를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현행 도로교통법상 인도와 안전지대, 교차로 등에서 주정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세차 인증 스티커를 받는다 해도, 불법 주정차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면제되는 건 아니라는 게 선관위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선관위로선 공직선거법상 불법주정차 행위에 관한 규정이 없어 단속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지자체나 경찰의 조치가 필수적인데, 중립성 시비 등의 이유로 선제적인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철이기에 정치적 중립 문제 등 민감한 사항이 있어 적극 조치는 어렵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경민·최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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