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감독의 ‘2전3기’ 뚝심 농구…엘지, ‘챔피언 등극’ 평생의 한 풀었다

김창금 기자 2025. 5. 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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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하루 24시간 농구만 생각해
조 감독 “선수들이 해냈다”
창원 엘지 선수들이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조상현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엘지(LG)의 연고지는 창원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팬 충성도가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다. 거리에서, 식당에서, 택시 안에서 엘지 농구는 늘 화제다. 하지만 ‘우승 부재’는 트라우마였다. 이제 28년 만에 주술은 풀렸다. 긴 싸움의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조상현 감독이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창원 엘지가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7차전에서 서울 에스케이(SK)를 62-58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정상에 올랐다.

엘지는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창단 이래 28년 동안 무관의 시간을 보냈지만, ‘2전3기’의 챔피언전 도전 끝에 드디어 결실을 보았다. 앞서 두 차례(2000~2001, 2013~2014) 챔피언전에 진출했지만 정상 문턱에서 멈췄던 한을 풀었다.

2022년 부임한 조상현 감독이 화룡점정했다. 그는 2022~2023, 2023~2024 시즌에 팀을 정규 2위로 올리면서 발동을 걸었고, 이번 시즌(2위) 처음으로 4강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한 뒤 챔피언전 승리를 연출했다. 챔피언전 1~3차전 완승 뒤, 4~6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섰지만, ‘믿음의 리더십’으로 기어코 트로피를 따냈다.

조상현 감독 등 창원 엘지 선수단이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상현 감독은 우승 확정 뒤 인터뷰에서 “하늘이 정해주고, 선수들이 만들어준 우승”이라고 했다. 하지만 천운을 끌어당기고, 선수들을 뛰게 한 것은 조 감독 자신이었다.

손종오 엘지 단장도 이런 점을 강조했다. 손 단장은 “조 감독은 아침 7시부터 밤 10시를 훌쩍 넘길 때까지 감독실에서 연구한다. 선수들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손 단장은 “조 감독은 농구에 진심이다. 선수들이 지시를 따르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2022년 입단한 양준석이 올 시즌 기량발전상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고, 지난 시즌 신인왕 유기상은 3점 전문 슈터로 입지를 굳혔다. 팀 내 연봉 톱 3인 양홍석, 전성현, 두경민이 군 입대와 부상 등으로 공백이 생겼지만 몸값 낮은 젊은 선수들이 메웠다. 노장 허일영(39)이 철저한 몸 관리로 챔피언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은퇴했다가 재기에 성공한 정인덕이 펄펄 난 것도 조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사례다.

창원 엘지의 허일영(가운데)이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힌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 감독은 “내가 너무 찡찡대고 손도 많이 가고 부족한 부분도 많은데 프런트, 코치들, 스태프들이 다 도와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꼼꼼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며, 소통하는 것이 ‘조상현 농구’의 색깔이다. 이 과정에서 팀은 3년 연속 최소 실점팀으로 거듭났다.

엘지는 앞으로 더 강한 팀으로 조련될 가능성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쑥쑥 커가면서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챔피언 반지를 낀 조 감독은 진화 중이다.

조 감독은 “4강전부터 조동현 감독, 전희철 감독님을 만나면서 농구라는 걸 다시 배웠다.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만족할 줄 모르는 그는 더 강해지고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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