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놀면서 공부하자...대학생부터 성인까지 '런케이션'

정인지 기자 2025. 5. 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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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찬 농부가 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인지 기자

"한국에서 차를 대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찻사발은 굽이 높습니다. 손님에게 굽이 있는 잔에 물 한잔을 드린다는 건 존경, 접대의 의미가 되죠."

제주차 장인 김맹찬 농부는 제주도 서귀포 찻집 회수다옥에서 제주 유기농 녹차 시음을 권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제주도가 올해부터 정식으로 운영하는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프로그램이다. 런케이션은 배움의 '러닝'(Learning)과 휴가·여행의 '베케이션'(Vacation)을 합친 말로 지자체, 교육청, 대학 등이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확대하고 있는 사업이다.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은 성인 누구나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홈페이지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고미영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부장은 "제주도에 이미 2,3번씩 놀러와 보신 분들이 많다"며 "더 의미있는 관광을 위해 제주도만의 테마를 정하고 2~3일간 깊이 배워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숙박, 항공, 식비 등을 개인부담하고 지자체가 고향사랑기부금 등을 활용해 학습비, 교통비, 여행자보험을 지원한다. 지난해는 시범사업으로 △제주 지질·목축 문화 탐방 △한강 작가의 시선을 따라 떠나는 제주 4.3 △외국인 가족과 함께하는 제주와의 만남 등을 진행해 총 69명이 참여했다. 만족도는 98.1%, 재방문의사는 96.2%에 달한다.

올해는 참가자 유치 2000명을 목표로 확대 준비 중이다. 주제도 해녀를 직접 만나보는 '제주 해녀에 폭삭 빠져수다' 외에 공공기관이나 해외 대학 등과도 논의해 수요를 조사 중이다. 녹차도 지역자원 활용 차원에서 차별화, 명품화를 노린다. 김맹찬 농부는 "제주도는 화산섬이라 비가 많이 오지만 물이 잘 빠진다"며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대부분 산에서 키우지만 제주도는 평지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타지역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이 제주도에 거주하면서 로컬 브랜드를 개발하는 런케이션도 진행 중이다. 경희대는 올해부터 현장 합숙형 문제중심학습(PBL) 교육 프로그램인 '사회혁신학기'를 신설하고 학생들이 제주도에 체류하면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교양 9학점, 전공 6학점 총 15학점을 인정받으며, 제주 특산물을 활용한 브랜딩 등을 체험한다. 학생들은 카페에서 판매할 음료, 디저트를 만들거나 귤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일할 때 착용할 스카프를 디자인해보기도 한다. 제주 남원읍, 전남 영암군, 제주 대정읍 등 3개 지역에서 약 한 달씩 체류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제주도청은 해외 대학과도 손잡고 런케이션 확대 사업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청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일본 교토정보대학원대학와 런케이션 사업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대학 소속 외국인 학생들은 6월부터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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