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접종해야 효과적…한국도 남성에 HPV 접종해야"

박미주 기자 2025. 5. 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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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인터뷰
"아이들 미래 위해 남아에도 HPV 예방 백신 접종 해야…남녀 모두에 접종해야 효과적"
최영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 박미주 기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남아한테도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백신을 국가에서 접종해야 합니다. 현재 여아한테만 HPV를 국가에서 접종해주는데 남녀 모두에 같이 맞혀야 사회적 질병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최영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47·사진)가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고대 의학도서관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HPV 예방 백신은 남녀 모두가 맞는 보편 백신이란 설명이다. 최 교수는 "외국 대사관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은 왜 남성에 HPV 백신을 접종하지 않느냐고 황당해 한다"며 "우리 병원에서는 외국 아이들도 HPV 예방 백신을 돈 내고 맞고, 한국에서 미국 등으로 유학가는 학생들도 해외에서 요구하는 거에 맞춰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2010년대 초 남아의 HPV 백신 접종이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필수가 됐고, 호주, 영국 등도 남녀에 HPV 백신을 필수로 맞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며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아에만 HPV 백신을 접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5월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8개국 중 90%에 해당하는 33개국이 HPV 백신의 남녀 접종을 지원한다. 나머지 5개 국가 중 튀르키예와 일본은 여성에만 9가 HPV 백신을 국가가 지원하며 한국은 멕시코, 코스타리카와 함께 2·4가 HPV 백신을 여성 청소년에만 지원한다. 이에 한국의 남성 HPV 백신 접종률이 낮다. 지난해 9월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2011년생 여성 청소년의 HPV 백신 1차 접종 완료율이 79.2%인 반면 같은 해에 태어난 남성 청소년의 접종 완료율은 0.2%에 불과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남성들이 HPV로 인한 암 등 관련 질환에 취약한 상태다. 최 교수는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진을 하고 HPV 백신을 접종해 여성 관련 문제는 줄어들고 있는데 남성들은 백신 접종률이 낮아 더 취약하다"며 "HPV는 사마귀를 만드는 바이러스로 이게 자궁경부에 들어가 커지면 암이 되고, 남성의 경우 항문암, 음경암, 재발성 유두종 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인두암도 HPV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다. 2023년 국내 질병 통계에 따르면 HPV 감염이 주원인인 생식기 사마귀는 20~30대에서 호발했는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대비 약 4.4배 많았다. 또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남성 두경부암의 일종인 편도선암 발생률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약 3배 늘었다.

최영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 박미주 기자

최 교수는 "남성 본인의 건강과 집단 보건을 위해 남성 소아청소년에 HPV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자만 백신 주사를 맞을 때보다 남녀 다 맞을 때 감염을 더 줄일 수 있다"며 "핀란드에서 HPV 백신을 여아만 접종한 곳과 남녀 모두에 접종한 곳을 비교했는데, 남녀가 다 접종한 곳이 여아에서의 HPV 감염률을 50% 이상 낮췄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내에서 소아 백신은 거의 다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됐는데 HPV 남아 백신만 도입이 안 되고 있다"며 "관련 인식이 부족하고 훗날의 일이라고 우리가 미뤄놓은 것 같다. 아이들 미래의 부담으로 넘기는 건데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남아 HPV 백신 접종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 공약사항에 포함됐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에서 이행되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에 포함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상별·질환별 특성을 고려한 보장성 확대로 의료비 절감과 질병을 예방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선거 때마다 백신 공약이 많이 나오는데 이행을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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