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망친 중국, 그걸 따라하는 트럼프" USTR 대표들의 걱정
"미중휴전 다행, 90일은 불충분…관세, 제 발 총쏜 격"
"동맹과 손잡고 WTO 활성화, 비관세 장벽도 다뤄야"

"보복관세를 고집하면 미국은 훨씬 덜 영향력 있고, 덜 번영하며, 자랑스러움을 잃게 될 것이다." (칼라 힐스)
"미국이 만들었던 자유무역 시스템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 (샬린 바셰프스키)
최근 30여년간 미국의 무역정책을 이끌었던 미국무역대표부(USTR) 수장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내놓은 촌평이다. 미국 중심의 자유무역 질서에 반하는 중국의 부상을 걱정하면서도, '관세 폭탄'으로 질주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책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서 조지 H.W. 부시 행정부의 힐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바셰프스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롭 포트먼과 수잔 슈와브,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마이클 프로먼과 론 커크등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를 망라한 6명의 전직 USTR 대표들은 글로벌 무역질서의 변화, 미국과 주변국의 정책 방향성을 두고 토론했다.
USTR 대표들은 미·중 간 서로 세 자릿수의 관세율을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한 지난 12일 제네바 합의와 관련, '휴전' 자체는 반기면서도 앞으로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힐스는 "시장 혼란을 줄인 아주 작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바셰프스키는 "양측 모두, 특히 미국이 담장 끝에서 내려온 건 다행"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앞으로의 미·중 협상에 대해 커크는 "모두 알다시피 협상은 90일 안에 끝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충격과 공포' 카드로 관세를 택한 것에는 평가가 엇갈렸다. 슈와브는 "자기 발에 총을 쏜 것은 좋은 접근 방식이 아니"라면서 관세폭탄이 상대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큰 피해를 줬다고 비판했다. 반면 포트먼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이용해 무역과 무관한 일을 해낸다"면서, 대표적으로 미국의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문제를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과제로 부각한 것을 강조했다.

중국 특유의 '반칙성' 무역정책을 트럼프 행정부가 따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적도 나왔다. 바셰프스키는 "미중 모두 '괴롭힘꾼' 패권국이 됐다. 같은 전략을 사용하면서 다른 세계 질서를 원한다"고 말했다. 힐스는 "중국이 미국과 비슷해지기보다 미국이 중국과 비슷해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의 방식을 채용했지만, 성공은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바셰프스키는 "중국은 40~50년 동안 목표를 세우고 5년마다 점검했는데, 같은 전략을 쓰는 미국의 목표는 무엇이고 맞는 방향인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프로먼은 "중국의 보호무역, 외국인 투자 제한, 자국 산업 보조금 등은 국가의 자원과 역량을 한 곳으로 동원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가능하다"며 "미국에선 그런 정책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미국이 중국 방식으로 경쟁하려는 건 문제"라고 했다.

포트먼은 "어떤 이들은 WTO에 가입하려 하면서도 실제로 규칙을 지키지 않곤 한다"며 "WTO가 미래에도 존속하려면 다자간 약속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는 각종 보조금 정책을 비롯한 비시장 부문도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와브 역시 "전통적인 형태를 고집할 필요 없이 양자든 다자든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무역협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협상에선 전략적 인내를 당부했다. 바셰프스키는 "중국과의 무역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은 H.W. 부시 행정부 이후 일관된 주제였다"며 "디커플링은 배제하되 국가안보를 챙기는 협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슈와브는 "언제나 중국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반덤핑, 제3국 우회, 자국 보조금 등 매번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을 실망시켰다"면서도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중국과 거래를 이어가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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