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야" vs "즉각 정상회담"…이재명·김문수, 트럼프 관세 대응 차이
[편집자주] 대선 공약은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의 청사진이다.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등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다른 색깔의 미래를 약속한다. 후보별 공약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분야별로 뜯어본다.

6·3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각 정당 후보들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대응 방법을 놓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협상 지연 등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 당선시 한미 정상회담을 즉각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되 관세정책에 공동 대응할 국가들과 연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10대 공약 가운데 4번째로 '국제 통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약집에 트럼프 2기의 관세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대미 강경파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의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선임했음에 비춰볼 때, 집권시 그의 구상대로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보유한 조선업·에너지·원전 등의 협상 카드를 공격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익을 최우선에 놓고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 임하되 '협상 테이블'을 꾸리기까진 최대한 지연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일 경제 유튜버들과 만나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맨 앞에 가면 안 된다"며 "(미국이) 매를 들고 (누구든) 때리려고 기다릴 때는 (우리는) 늦게 가야 한다"고 했다. 김현종 보좌관도 최근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만나 관세 협상에 시간이 더 필요하며 관세가 수용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 취임 즉시 한미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내용의 외교·통상 정책을 10대 공약 가운데 1번째로 공약했다. 다만 김 후보도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공약집에 트럼프 2기와의 협상 전략을 구체적으로 담진 않았다.
김 후보는 집권시 '속도전'을 펼쳐 미국의 관세부과 정책에 따른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바탕으로 관세 협상에서도 미국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형태의 거래가 예상된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수출 5대강국 공약 발표회에서 "당선 즉시 한미 정상회담을 제안해 트럼프 관세 압박에 대응하겠다"며 "조선, LNG(액화천연가스), 방산, 반도체, 원전을 아우르는 포괄적 투자협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10대 공약에 외교·통상 정책을 별도로 넣진 않았으나 2번째 공약으로 중국·베트남 등 해외에 있는 국내 기업의 공장을 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예고했다.
실제로 그는 첫 선거운동 장소로 여수석유화학단지를 택하며 한국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재도약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또 리쇼어링 기업 지원을 위한 규제완화, 외국인 노동자 전용 특수비자 신설 등 구체적 방안도 내놨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달 28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의 근간"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 움직임과 이에 따른 유럽 국가들의 연대 강화 현상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고율 관세 정책을 통해 자유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을 저해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협력 가능한 모든 국가들과의 열린 대화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오는 7월8일 관세 유예기한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뿐 아니라 실무 관세협상을 성사시키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25%의 관세부과가 현실화하면 올해 하반기 수출에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곧바로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집권시 현재의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체계는 유지하되 그간 소홀했던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적극 소통하는 '실용외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핵 추진 잠수함 개발 뿐 아니라 간첩법에서 규정하는 적국의 범위를 북한에서 외국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안보부총리 신설, 통일부 폐지 후 외교부로의 흡수를 공언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같은 40대로서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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