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호 놔둬도 우승 못 놔둬"... 유도훈의 '슬기로운 농구생활'[스한 위클리]

김성수 기자 2025. 5.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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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400승 유도훈 감독, 17년 만의 안양 정관장 복귀
PO 넘어 '우승' 과업 달성할까

[안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한국프로농구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유도훈(58) 감독이 자신에게 처음 프로 감독 경험을 안겨준 안양 정관장(2007년 부임 당시 안양 KT&G)으로 돌아왔다. 2008년 사임 이후 무려 17년 만의 귀환이다.

17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와 프로농구 우승을 노리는 유도훈 정관장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 'PO 청부사' 유도훈, 17년 만에 친정으로

정관장은 지난달 29일 "유도훈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초보 감독과 무관 팀이 17년 만에 '400승 지도자'와 '4회 우승팀'으로 재회하는 순간이었다.

유 감독은 인터뷰 당시 부임 2주도 지나지 않았었지만, 그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한 시즌 농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그날 이후부터 그의 머리는 계약 기간 안에 '정관장의 우승'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으로 가득 찼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몽골 프로리그 단기 인스트럭터로 활동했었어요. '어느 구단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인데, 정관장에서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감독들이 선수 구성, 목표 설정, 훈련 준비로 가장 바쁜 시기가 지금입니다. 시즌 중은 승부를 보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기간이죠. 지금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죽기 살기로 해야 합니다."

유 감독은 18년 전 안양 구단과 처음 연을 맺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도전 정신은 변함없이 뜨거웠다.

"은사인 신선우 감독님을 따라 KCC와 LG에서 도합 7년 정도 코치직을 수행하다가 2006-2007시즌 도중 안양 구단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았습니다. '감독을 해야 할 타이밍이다'라고 느낀 것은 아니었고 부담도 있었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2008년 안양을 떠난 후 2009-2010시즌부터 인천 전자랜드의 수석 코치로 부임한 유 감독은 해당 시즌 도중 박종천 당시 감독의 사임으로 인해 대행을 맡게 됐다. 그다음 시즌부터 전자랜드의 정식 사령탑이 된 유 감독은 후신인 대구 한국가스공사 시절까지 포함해 2023년까지 한 팀에서만 14시즌을 헌신했다.

유 감독은 특히 전자랜드 시절 심심치 않게 구단 매각설을 들었음에도 선수단을 잘 다독이며 6강 플레이오프(PO) 단골손님이 됐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코로나19로 인해 PO가 열리지 않은 2019-2020시즌을 제외하면, 대행 포함 13시즌 중 10시즌이나 PO에 올랐다.

정관장에서 다시 프로농구 우승에 도전하는 유도훈 감독. ⓒKBL

▶ '꺾이지 않는 정신', 유도훈식 농구 철학

매 시즌 약체로 예상됐던 팀을 꾸준히 PO에 진출시키는 유 감독의 비결 중 하나는 '꺾이지 않는 정신'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선수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높이자고 얘기한 적도 있습니다. 내 분야, 내 포지션에서 1등이 아니라면 1등을 잡아먹으려고 해야 하고, 1등이라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죠. 결과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정신을 갖고 노력하면 가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정신력에서 꺾이고 포기하면 프로선수로서의 가치는 없는 거죠. 최선을 다했는데도 상대가 잘해서 지는 거면 연구해서 다음에 이기면 돼요. 하지만 스스로 포기해버리면 다음은 없습니다. 선수도 '개인사업자'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자기 PR'의 시대에서 치고 나가려면요. 정관장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잘 따라와 줄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 밈도 흥행도 진심…"신명호는 놔둬도 우승은 못 놔둬"

유 감독은 프로농구 흥행에도 진심인 사람이다. 프로 감독 중 가장 먼저 경기 도중 마이크를 착용하면서 팬들에게 생동감 있는 말과 장면을 선사했으며,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밈인 "신명호는 놔두라고"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또한 심판에게 어필할 때 불같이 화내다가도 곧바로 생글생글 웃으며 관중들에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은 '카멜레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화가 났을 때 웃을 줄 알고, 좋을 때 화난 척도 해 줄 필요가 있는 거죠. 경기 중에 선수, 심판과 소통할 때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팬들을 위해서는 뭐든지 기꺼이 합니다. 경기 중에 마이크를 착용해 재미를 드렸던 것도 마찬가지죠. 물론 가장 좋은 선물은 성적이니 그것부터 잘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신명호 코치에 대한 말을 좋아해주셨는데, 그것 역시 오래됐으니 안양에서 잘하면서 새로운 어록을 만들어보려고요(웃음). 한결같은 팬 분들의 사랑, 농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기업의 노고에 항상 감사하며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팬들과의 소통에 진심인 유도훈 정관장 감독. ⓒKBL

▶ "이제는 정말 우승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승리와 PO 진출에도 불구하고, 유 감독에게는 아직 우승이라는 과업이 남아있다. 이제 17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선수, 팬과 함께 그 염원을 이루고자 한다.

"제가 우승에 가장 목마른 감독이 아닐까요(웃음). 정관장은 어느새 4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 이력을 보유한 명문 구단이 됐죠. 이런 팀의 감독으로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책임을 다해 팀을 우승으로 한발씩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지도자에게는 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에요. 챔피언이 된다고 해도 바로 다음날부터 트로피를 지키기 위한 도전을 해야 하죠. 하지만 그 도전 자체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행복한 헌신을 정관장에서 펼치겠습니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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