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인터뷰] 조치흠 동산의료원장 “동산병원의 목표는 대구가 아닌 세계 탑티어 병원에 들어가는 것”

이석수 기자 2025. 5. 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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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중심의 ‘스마트 병원’ 지향…환자 보는 데 전념하도록 시스템 바꿔
“환자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진심 다하면 실수가 있어도 문제 안삼아”
양성자 치료기 도입으로 의료 질 높이고, 연구하는 병원으로 ‘점핑 업’
조치흠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장이 대구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동산병원의 목표는 세계 탑티어 병원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홍 기자

2023년 취임 후 2년 임기에 이어 지난 3월 연임한 조치흠 동산의료원장의 포부는 야심차다. 그가 제시하는 계명대 동산병원의 비전은 대구는 물론이고 한국을 넘어서 세계 최고 병원에 진입하는 것이다.

조 원장은 대구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세계 탑티어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면 우리나라에서 최고는 자동으로 되지 않겠느냐"며 "이러한 방향을 빨리 정해놔야 그 쪽으로 간다. 교육 프로그램이 1년치가 다 짜여 있고, 정확한 계획에 따라 시스템에 맞게 하나씩 발걸음을 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병원은 환자를 보는 곳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환자가 편한 '스마트 병원'이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정의하는 스마트 병원은 결국 환자 중심의 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치료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서비스와 안전 등 환자에 대한 모든 것에 고퀄러티를 지향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지난해 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1등 한 것을 쉽게볼 게 아니다. 우리 병원을 거쳐간 많은 환자들이 치료의 수준과 함께 경험한 서비스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제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병원 종사자 모두가 환자 보는 데 더 전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려고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환자경험평가 전국 1위를 달성하고 기념 예배를 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환자 중심의 스마트 병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병동 간호사 업무 중에 바이탈 사인 체크하는 게 60%인데, 그 놈 체크한다고 시간을 다 쓴다. 그게 자동으로 돌아가면 그 시간에 환자 보고 아픈게 어떠냐고 좀 더 세심하게 물어 볼 수 있다. 의사도 환자와 이야기도 하면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환자가 왜 원무과에 기다리면서 돈 내게 하는가? 병원에 들어오고 나갈 때 모든 게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약재 등 운반, 운송은 로봇시키면 된다. 기계적인 일을 우리가 반복으로 하는 일이 많다. 병원은 사람이 제일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환자 손 잡아주고 부축해 주고 이런 걸 해줘야 된다. 그걸 하고 싶은 것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외래부터 입, 퇴원까지 병원 이용 전 과정을 통합지원하는 AI챗봇 '케어챗'을 카카오톡 기반으로 도입했다. 다른 대학병원이 외래진료 예약에 한정된 케어챗을 도입한데 반해, 동산병원은 '입·퇴원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스마트 병원 시스템이 완성되면 1등 병원 될 수 있나?

"내가 우리 직원, 의사들한데 수천 번 이야기 했지 싶은데, 환자를 자기 식구라고 생각하고 일하면 다 된다. 엄마가 병상에 누워 있다고 치자. 아프다고 하는데, 원래 아파요 하고 쉽게 퇴근하겠는가. 의료진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진심으로 치료를 했다는 걸 느낄 때, 그 사람은 절대 이슈로 삼지 않는다. 그런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자는 게 우리의 지향점이다. 그렇다고 맨날 우리끼리만 잘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래서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자는 거다. 비수도권병원 최초로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 시스템협회(HIMSS) 6단계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걸 받으면 동산병원의 의료 시스템을 전 세계에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제 대구의 다른 병원이 우리를 따라 오려면 최소 몇년은 걸린다."

HIMSS 인증은 병원을 대상으로 정보 기술과 디지털 의료 시스템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기준이다. HIMSS 인증의 주요 목표는 의료기관이 정보 기술을 사용해 환자 치료의 질을 개선하고, 데이터 보안, 효율성, 그리고 환자 안전을 높이는 방법을 잘 실현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올 상반기 6단계 인증 평가를 진행하고 최종 단계인 7단계에 도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7단계를 획득한 병원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대 분당병원 3곳 뿐이다. 현재 6단계 인증은 고려대안암병원,서울대병원이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대구 다른 대학병원보다 많이 앞서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대구의 병원과는 경쟁 안한다. 우리 노하우 다 오픈해 주고, 또 그렇게 해야 함께 성장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병원이 제일 잘하는 것이 뭐가 돼야 하냐면 환자를 잘 고쳐야 한다. 의료 퀄러티를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서울과의 차이를 줄이려고 한다."

-그래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는 거군요.

"1차 협상 대상자하고 금액 협의가 거의 다 됐다. 5월 중에 계약할 것이다. 기계값 500억 원과 여기에 설치하는 비용 등을 합치면 1천억 원 규모다. 양성자 자체로는 마이너스 수지다. 제로베이스를 만들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 그렇지만 우리가 양성자를 하는 이유는 병원 밸류와 인프라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결국은 서울에서 치료받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대구로 내려 올 것이다. 또 서울의 대형병원이 진행하는 중입자는 보험이 안되지만 양성자 치료는 대부분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계명대 동산병원 로봇수술센터 의료진들 모습.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의료원장으로서 또 집중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작년에 경영수지가 마이너스 100억 원 났는데, 어려운 상황에도 연구에 투자를 했다. 학교 이사회에 가서 설득했다. 남이 안할 때 우리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20억을 투자해서 기초교수 5명과 의생명연구원이라는 코어 랩을 만들었다. 기초와 임상연구를 콜라보로 진행할 것이다. 연구하지 않는 병원은 살아남지 못한다. 그리고 의료 수익 창출로 확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미국 하버대병원이 연구 인프라로 45%의 수익을 벌고 있다. 남들이 주저할 때 '점핑 업' 하고 싶은 것이다.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연구중심병원은 한강 이남에서 네 군데밖에 안되고, 사립 대학병원으로 처음이다. 다른 병원에선 서류 통과도 안될 텐데 왜 준비하느냐고 했다."

-연구 인프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

"내가 (산부인과 분야에서)25년간 연구를 해서 약을 하나 만들었다. 벤처회사를 오픈했고 특허를 낼 것이다. 글로벌 신약으로 갈 수도 있다. 나는 계명대 교수이기 때문에 특허를 내면 학교 자산이다. 약이 팔리면 학교에 돈이 들어온다. 의사과학자 사례 모델을 내가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선순환구조로 가야 한다. 옛날에는 연구 인프라 투자가 약했기 때문에 연구하라는 소리를 많이 못 했다. 이제 연구 안하는 교수는 떠나라고 할 것이다. 교수들 월급 올려줬다. 직원들 처우도 최고로 해준다. 그에 따라 일하는 책임도 요구할 것이다."

조 원장이 추진하는 개발 연구는 불임 및 난임 극복을 위한 차세대 자궁근종 치료제 비임상후보물질 도출을 목표로 한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2025년도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과제로 최종 선정되어 2028년까지 12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중구 대신동 동산병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구동산병원은 새로 안 짓고는 답이 없다. 다음달에 장례식장 설계 끝나고 입찰 들어간다. 내년에 장례식장 완공되면, 지상9층 지하2층 규모 신관 신축이 이어진다. 2028년 8월이면 다 마무리 된다. 신관이 완공되면 대구동산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버금가는 2.5차병원으로 만들고 싶다. 먼저 가장 잘하는 호스피스와 신장투석 분야를 특화하고, 심뇌혈관센터가 갈 것이다. 다음에 상급병원 구조조정 때문에 성서에 있는 안과, 이비인후과 등을 이쪽으로 옮겨 전문센터로 만들려고 한다. 우리가 여기서 공공어린이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아 응급실이나 모자센터를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
조치흠 의료원장(맨 오른쪽)이 부인과 질환에 대해 로봇수술을 시연하고 있다. 대만에서 온 의사들이 모니터를 통해 참관 중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조치흠 동산의료원장은? 산부인과 전문의로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이다. 그동안 동산병원장, 기획정보처장, 암센터장, 연구처장, 암연구소장 등 병원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의료원 리더의 길을 걸어왔다. 2011년 계명대 동산병원에 로봇수술을 첫 도입해 단일공 로봇수술 분야에서 국제 의학계가 주목하는 많은 성과를 냈다. 특히 2015년 '자궁경부암 단일공 로봇수술'의 성공은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 이은 세계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며,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자궁내막암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대동맥 림프절 절제술에도 성공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또한 최근 10년간 SCI(E)급 논문 46편을 비롯해, 자궁근종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개발 등 특허 출원·등록 10건을 진행하는 등 임상과 연구를 아우르고 있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1899년 설립된 제중원(濟衆院)을 뿌리로 하여 올해로 126년 전통을 지닌 대구·경북 대표 의료기관이다. 산하에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대구 달서구), 대구동산병원(대구 중구), 경주동산병원(경주)을 포함해 의과대학, 간호대학이 있으며, 진료·교육·연구 등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메디플렉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2019년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로 이전한 동산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지역 거점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첨단 의료기술, 인프라, 교육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역을 넘어 글로벌 의료 선도를 목표로 한다.

이석수 기자 s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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