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악재 브라질산 닭 수입 금지⋯치킨점주 울상

지난해 겨울 이후 조류 인플루엔자 확진과 이상 기온이 겹쳐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체 닭고기 수입량의 88%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에 60일간 닭고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일부 치킨 가맹점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브라질 농축식품공급부가 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생을 확인하고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함에 따라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생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농식품부의 결정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지역의 종계 농장에서 사육 중인 종계가 폐사해 연방정부 실험실에서 검사한 결과, H5N1형 고병원성 AI 양성이 확진된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의 상업용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히우그란지두술주는 브라질 닭고기 생산량 60%가 집중된 곳이다.
브라질산 냉동육은 국내산 닭고기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도 흔히 사용한다. 특히 닭강정을 비롯해 닭날개 모음, 닭다리 모음 등 부분육 메뉴의 재료로 주로 쓰인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전체 닭고기 수입량 5만1천147t 가운데 88%에 해당하는 4만5천211t을 브라질에서 들여왔다. 하지만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냉동 닭고기 수입이 일시적으로 막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이상기온과 지난해 겨울 조류 인플루엔자 확진 영향에 따른 국내산 닭고기 수급 차질로 인해 도매가격이 평소 대비 20∼30% 오르면서 일부 치킨 가맹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허니 콤보' 등 부분육 메뉴가 주력인 교촌치킨 점주들도 본사로부터 닭고기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푸라닭 치킨도 지난 2월부터 순살 닭고기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고, 굽네치킨 가맹점들도 닭고기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출이 20%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육계 출하량이 1%만 줄어도 시장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산 닭 출하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약 4.3%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부화장에 들어간 종란의 생육 상황이 좋아 다음 달 말이면 치킨 업체들이 닭을 차질 없이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생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서는 "축산물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육용종계의 생산주령을 연장하는 등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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