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사과 없는 尹 탈당의 변, 김문수에 득 될까

허인회 기자 2025. 5.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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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향한 메시지 없이 金 지지 당부 목소리만
김문수 “탈당 뜻 받아들여서 대통령 되겠다”
이재명 “결국 정치적 전술…제명했어야”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국민의힘은 열세에 처해있는 대선 레이스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메시지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에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터라 표심에 영향을 크게 미칠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2024년 8월30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부부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우 강성 지지층 향한 메시지만 되풀이

17일 윤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약 3년10개월 만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로부터는 166일 만, 4월4일 파면된 지 44일 만의 결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결정은 자신의 거취를 두고 당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오가는 상황에서 대선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당내에서 제기된 자진 탈당 요구에 침묵을 지켜왔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탈당 문제를 서로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로 적잖은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탈당을 놓고 잡음이 생기자 당내에선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까지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폭증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한국갤럽 조사(13~15일, 만 18세 이상 1천4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16.4%)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48%의 지지도를 얻은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보수 텃밭인 TK에서 50% 지지율이 무너진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당내에선 보수 민심 이반이 갈수록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등 떠밀린 듯 결정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에 국민의힘은 큰 숙제를 해결한 모습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민주당과의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중요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이를 계기로 분골쇄신해서 우리 당의 대선 전열도 잘 정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인해 3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혀 있는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변화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전북 전주시 전동성당인근에서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뭐 하러 탈당" 이준석 "계엄 원죄 못 지워"

다만 탈당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선적으로 조기 대선을 초래한 윤 전 대통령이 이번 탈당 과정에서도 어떠한 사과나 반성의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대신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당원 동지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제가 대선 승리를 김문수 후보 본인 못지않게 열망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겨울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누고 확인한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계엄 이후 보여줬던 입장을 반복하는 동시에 사실상 자신을 따르는 극우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에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이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김문수 후보 역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모습을 이날도 반복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그 뜻을 존중한다"면서 "그 뜻을 잘 받아들여서 당이 더 단합하고 더 혁신해서 국민의 뜻에 맞는 그런 당으로, 선거운동으로, 그런 대통령이 되게 노력하겠다"며 말했다.

경쟁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 탈당을 두고 맹비난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날 조선대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제명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좀 나가주십시오' 부탁을 하니까 국민의힘의 승리를 바라면서 '잠깐 나가 있겠다' '응원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럴 거면 뭐 하러 탈당을 했는지"라며 "결국 정치적 전술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한다고 비상계엄 원죄를 지울 수 없다"며 "탈당한다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이 김정은 독재국가 같다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가려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사에서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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