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는 봄, 울산이 달궈졌다…한우축제 열기에 시민도 ‘들썩’
1279석 구이터·공연·체험으로 도심 속 캠핑장 연출
태화강국가정원 봄꽃축제와 연계돼
고기향과 꽃향 어우러진 축제로 자리매김



"이 고기 진짜 울산산 맞죠? 입에서 녹네요, 녹아."
17일 찾은 울산 남구 태화강 둔치.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공기부터 달라졌다. 강바람을 타고 퍼지는 고기 냄새, 숯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 그리고 곳곳에서 터지는 감탄사. 울산의 5월이 단지 꽃피는 계절이 아니라, 고기로 물드는 계절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울산축협 한우축제가 열리는 현장은 이미 인파로 북적였다. 한우 구이터는 전년대비 37% 늘어난 1279석으로 그 자리는 가족 단위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꽉 들어찼다. 초벌된 고기를 즉석에서 구워 먹을 수 있고, 상차림 비용만 지불하면 반찬까지 제공되니, 도심 속 캠핑장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참기름 한 방울, 마늘 한 조각, 그리고 태화강의 바람 한 줄기가 더해진 울산 한우는 그야말로 '먹는 자연'이었다.
박성진(36)씨는 "집에서 먹는 고기와는 확실히 다르다. 특히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내년에도 꼭 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영아와 임성길 등 지역 가수의 흥겨운 공연이 시작되자 박수와 환호가 축제장을 메웠다. 아이들은 캐릭터 포토존과 바운스 놀이터에 빠졌고, 어른들은 OX 퀴즈와 경품 이벤트에 몰입했다. 축제는 단지 한우를 소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가족 모두가 몰입할 수 있는 도심형 체험장이었다.
단순한 판매와 소비를 넘는 콘텐츠도 눈에 띄었다. 팔씨름 대회와 한우 경매는 축제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관람객들은 고기를 먹으며, 공연에 맞춰 박수를 치고, 퀴즈에 손을 들며 어느새 하나의 축제 공동체가 돼 있었다.
해가 기울 무렵, 무대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딴따라패밀리의 유쾌한 연주가 울려 퍼졌고, 이어 무대에 오른 김다나, 정희성, 배채연이 트로트 명곡을 연달아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을 탔다. 울산의 초여름 밤은 그렇게 고기와 음악, 사람으로 가득 찼다.
중구에서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최미숙(47)씨는 "한우도 맛있고 공연도 알차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 정도 규모의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울산에서 이런 행사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가 열린 장소는 태화강둔치로 국가정원에서 열린 봄꽃축제와의 시너지를 더해 고기향으로 메운 이색적인 배치란 평가다. 고기를 다 먹은 시민들은 자연스레 꽃밭과 대숲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 일부는 사진을 찍으며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었고, 또 일부는 특산물 판매존과 플리마켓을 돌며 울산의 또 다른 맛을 발견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