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초청 '0편'… 한국 영화의 위기일까
홍상수 감독, 경쟁 부문 심사위원 참여
"한국 영화 위기, 제작 편수 줄었기 때문"

칸국제영화제가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올해 한국이 장편 영화로 받은 초청장은 없다. 과거 칸을 빛냈던 한국의 영화계가 이전의 명성을 잃어버린 것일까.
제78회 칸국제영화제는 13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한국 장편 영화는 초청작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이 비평가주간에, 한국영화아카데미 허가영 감독의 단편 '첫여름'이 시네파운데이션(학생 영화 부문)에 초대됐을 뿐이다. 한국 장편 초청작이 없는 것은 12년 만이다. 홍상수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됐으나 영화제를 빛낼 한국 작품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2023년에는 총 7편이 초청됐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비경쟁, 김창훈 감독의 '화란'은 주목할 만한 시선, 김태곤 감독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유재선 감독의 '잠'은 비평가주간,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는 감독주간 폐막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졸업 작품 '이씨 가문의 형제들'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황혜인 감독의 '홀'은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진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 위기 마주한 이유

K-콘텐츠의 명성은 크게 상승했다. 그라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영화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 편수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많은 작품에서 좋은 작품도 나올 수 있는 것인데, 투자 자체가 많이 줄었다. 작품들이 OTT 쪽으로 거의 다 쏠리고 있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쳤다. 모든 OTT 작품들이 상업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 배급사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글로벌 OTT의 영향력이 있다 보니 관객들의 콘텐츠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했다.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이 감소하며 개봉 대기작도 누적됐고 계속되는 흥행 실패에 따라 투자금 회수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작 외에) 허리급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계속 상영되고,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자본의 순환이 가능하다. 신인 감독이 그렇게 발굴되다 보면 제2의 봉준호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K-콘텐츠가 존재감을 발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벌써부터 나오는 중이다. 영화의 제작 편수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창작자들의 힘만으로 타개하기 어렵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 인력이 OTT 시리즈로 계속 빠져나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영화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배급사 관계자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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