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돈 많이 주는 알바라더니 "삽, 비닐 준비"…피의자 입건 '날벼락'
30대 남성 A 씨는 올해 초 한 구인 구직 사이트의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보고 지원했습니다.
제품 포장과 배송 업무 관련 일을 끝까지 마치면 5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금액이 지나치게 커 불법은 아니냐고 물었더니 타투용 마취 크림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업무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4월 말 업무를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일이 들어왔다, 모종삽, 김장 비닐, 비커를 준비해 이동하라'는 내용과 함께 위치 좌표도 찍혔습니다.
[A 씨 : 삽을 왜 챙기지? 일단 다시 집에 가서 삽 챙겨서 갔는데 좌표를 알려주는 거예요. 구글 맵에 쳐야 되고 시크릿 모드로 바꾸라고 한 다음에 그 좌표를 치면 (위치가) 나온대요.]
A 씨가 전달받았던 좌표를 찍고 와봤는데요.
주변에는 CCTV도 없고 인적이 드문 야산입니다.
A 씨는 이곳에서 특정 표식을 발견했습니다.
[A 씨 : '나무들 사이에 보면 어떤 표식이 있는데 거기에 검은색 비닐봉지가 있다.' 그래서 그때부터 아 뭔가 좀 쎄하다….]
삽으로 파보니 검은 비닐봉지가 나왔고, 그 안엔 흰색 가루 두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A 씨 : 야구공 모양처럼 두 덩어리가…. 검은색 비닐봉지에 나온 거 (사진을) 보내주니까 '그거 아직 뜯지 마시고 가져가신 다음에 장갑 끼고 뜯어라.']
A 씨는 경찰에 곧장 신고했고, 2주 뒤 국과수 감정 결과 해당 가루는 필로폰으로 밝혀졌습니다.
시가 2억 원에 달하는 410g 분량으로 1만 5천여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입니다.
서울서대문경찰서는 필로폰을 전량 압수하고 A 씨도 피의자로 입건했습니다.
자진 신고했지만, 현행법상 마약 소지만으로도 처벌 대상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었습니다.
[A 씨 : 출발하기 전에도 '혹시 뭐 마약 같은 거 아니죠?' 뭐 이렇게 물어봤어요. 절대 아니라고…. 이것도 진짜 운이 좀 안 좋아서 연루된 건데….]
마약 공급책 대신 마약을 운반하는 사람을 '드라퍼'라고 부르는데, 조직 신분을 숨기고 유사시 '꼬리 자르기'를 위해 조직원이 아닌 사람에게 돈을 주고 드라퍼 역할을 맡기는 겁니다.
최근에는 A 씨처럼 '고액 알바'라는 말에 속아 원치도 않은 '드라퍼'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박민규/변호사 : 필로폰 같은 마약은 소지만 해도 죄가 되거든요. 의심을 했었으면 소지 자체도 안 했었어야 되는 거예요. 그전 단계에서 행위를 멈췄어야 되는 건데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이 있거든요.]
마약인지 모르고 연루돼도 처벌되는 만큼 업무에 비해 많은 돈을 주는 고액 아르바이트는 의심부터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취재 : 김보미, 영상취재 : 이상학·김한결, 영상편집 : 이승희, 디자인 : 박태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김보미 기자 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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