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주 굳히기…윤 탈당·토론회 변수

유성운.박태인.윤지원 2025. 5. 17.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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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16일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유권자들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연설회가 열린 전주시 전북대 후문 앞에서 시민들이 이 후보의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51:3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 나머지 후보의 지지율이다. 이대로 대선을 치르면 두 명이 아니라 세 명을 합쳐도 이 후보를 제칠 수 없는 구도다.

D-17. 이재명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서 과반(過半)을 달성하며 질주하고 있다. 이 후보는 1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51%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가 실시된 이래 이 후보가 거둔 최고치이다. 또한 1987년 이후 대선후보가 선거 전 얻은 가장 높은 지지율이기도 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9%)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 기타 후보(1%)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13%포인트 차로 오차 범위를 넘어서는 우세다. 이재명 후보는 앞선 조사에서 34%(4월 1주)→37%(4월 2주)→38%(4월 3·4주)를 기록하며 ‘30%대’에 있었는데 3주 만에 13%포인트가 반등하며 처음으로 50%대 벽을 넘어섰다.

이재명 후보는 7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과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선두였다. 열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41%를 얻어 오차범위 내이긴 하나 김 후보(39%)를 앞섰다. 특히 지난해부터 ‘먹사니즘’을 앞세워 공략했던 중도층에서도 52%를 얻어 김 후보(20%)와 이준석 후보(12%)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1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49%를 차지해 같은 조사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 실장은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정도의 강세를 이재명 후보가 보인 것은 사실상 대세론을 굳힌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청주시 청주타운 앞에서 김문수 대선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모습. 비는 17일 새벽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전국이 흐리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뉴시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갈등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 논란에 갇히면서 좀처럼 약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한국갤럽의 16일 발표에서 29%를 기록했는데, 이는 3주 전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경선후보(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지지도 총합과 같다. 또한 당 지지율(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사실상 경선 컨벤션이나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 된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블랙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갈길 바쁜 김 후보 측을 빨아들이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빠른 시일 내 윤 전 대통령을 찾아 정중히 탈당을 권고할 것”(취임 기자회견)이라고 밝힌 뒤 당내에선 “이번 대선의 시대 정신은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동반퇴진”(권성동 원내대표) “18일 대통령 후보 토론 이전에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이 필요하다”(한동훈 전 대표) 등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후보는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의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김용태 위원장의 판단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분이 국민의힘에 모여있고, 김 후보는 자신의 의견을 강제하는 정치를 굉장히 혐오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윤 측, 김문수에게 공 넘기며 ‘버티기’
전문가들은 “이제 김 후보에게 남은 시간도, 카드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대선까지의 ‘변수’로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18일 등 세 차례 대선후보 토론회 ▶보수 결집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등을 꼽았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 TK에서 80% 투표율·80% 득표율을 얻는 ‘80·80’ 전략에 성공했는데, 지금 김 후보는 TK에서 50%도 못 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단은 보수층 결집, 그다음엔 유승민·한동훈 등 합류,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인데, 선행 조건이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다. 그것 없이는 지지율 상승도 어렵고, 이준석 후보도 단일화 명분이 없다”고 했다.

이러는 사이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실상 공을 김 후보에게 넘기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본인의 거취 문제도 시기와 방법을 따져 당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탈당의 공개적 논쟁을 멈춰 달라”고 썼다. 윤 전 대통령은 15일에도 탈당 논란에 대해 “필요하면 나를 얼마든지 밟고 가도 좋다”는 취지로 말하며 공을 당과 김 후보 측으로 넘겼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경선 중에도, 대선 기간 등 민감한 때에도 정치인은 만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용태 위원장의 방문 및 탈당 권고 의사를 일축했다.

이 때문인지 김 위원장은 16일 “어제 저희가 당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드렸다”며 “(연락) 여부와 상관없이 당은 당대로 준비하는 부분이 있으니, 그것은 더 이상 논쟁이 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유성운·박태인·윤지원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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