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상욱과 손잡고 "합리적 보수 실현 도와달라"

강보현 2025. 5. 1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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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 -17] 빅텐트 치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익산시 동부광장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과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가짜 보수 정당 안에서 진짜 보수를 하려다 쫓겨난 김상욱 의원이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민주당 안에서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전북 익산역 유세에서 김상욱 무소속 의원과 함께 유세차에 올랐다. 유세 도중 김 의원을 무대로 부른 이 후보는 그를 껴안고 등을 두드린 뒤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 반동, 이런 이해관계 집단에 불과하다”며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원래 보수가 아니야. 수구야’ 하는 거 같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김 의원도 “이 후보님이 보수의 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가장 보수의 기능 역할, 즉 질서·법치주의·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가장 앞장서고 실천한 분”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진보와 보수는 진영의 이야기가 아니라 기능과 역할의 이야기”라며 이 후보를 “참된 보수주의자이면서 참된 진보주의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까진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민주당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친이명박(MB)계 좌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최근 접촉한 데 이어 박근혜 정부 청와대 출신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을 영입하는 등 국민의힘 ‘집뺏기’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내란을 옹호하는 후보에게 다시 내란을 일으킬 기회와 헌정질서를 파괴할 기회를 줄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가 다음 국정을 맡도록 국민이 허용할지도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며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 절박하고 겸손하게 호소하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 주변에선 “말실수를 조심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후보가 유세 도중 아슬아슬한 즉흥 발언을 내놓아서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대구 유세에서 “제가 대만에도 셰셰(謝謝·고맙다), 중국에도 셰셰 했는데 틀린 말인가. 일본 대사한테는 못 알아들을 것 같아 ‘감사하무니다’라고 했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지난 15일 전남 목포에서는 “신안군수가 (채용 비리 문제로) 조금 전 잘렸는데 별것도 아닌 거로 세상에 아웃시켰더라”고 했다. 이 후보는 16일 익산 유세에서도 “마누라, 아 죄송 부인”이라거나 “경상도 남자가 울면 안 된다고 하는데, 동의는 안 하지만”이라고 말했다가 유세 중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국회의원에게도 말조심 경계령을 내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현재 위치와 업무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공지했다. 사석에서 “어차피 다 되는 판”이라고 가감 없이 발언하거나, 정책에 대한 개별적인 의견이 당 전체의 기조인 것처럼 언급하는 등의 행위를 조심하라는 취지다. 한준호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설마 지겠나? 다 이긴 선거? 모든 선거는 51:49,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적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 주부터 이 후보의 유세 연단에 방탄 유리막을 세울 계획이다. 강훈식 총괄본부장은 16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 경호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물리적인 시간 때문에 크게 제작하진 못했다”며 “연단 위에 섰을 때 양쪽을 막아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는 유권자들과 만나 악수도 하고 싶어 하지만, 여러 제보와 우려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며 “후보나 캠프도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전남을 시작으로 18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까지 3박4일 동안 호남에 머물며 ‘집토끼’ 결집에 주력한다. 16일 전북 익산·군산·전주·정읍을 차례로 방문한 그는 “호남에 뭘 지원한다면 꼭 광주·전남에 한다. 또 광주·전남에 (지원)한다면 광주에 하지 전남에 안 한다”며 ‘전북 소외론’을 언급하며 표심에 호소했다. 또 익산 유세에서는 “송전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 지역 가격이 똑같은데, 이러면 안 된다”며 일부 지역의 전기세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익산·군산·전주·정읍=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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