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상욱과 손잡고 "합리적 보수 실현 도와달라"
[대선 D -17] 빅텐트 치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전북 익산역 유세에서 김상욱 무소속 의원과 함께 유세차에 올랐다. 유세 도중 김 의원을 무대로 부른 이 후보는 그를 껴안고 등을 두드린 뒤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 반동, 이런 이해관계 집단에 불과하다”며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원래 보수가 아니야. 수구야’ 하는 거 같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김 의원도 “이 후보님이 보수의 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가장 보수의 기능 역할, 즉 질서·법치주의·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가장 앞장서고 실천한 분”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진보와 보수는 진영의 이야기가 아니라 기능과 역할의 이야기”라며 이 후보를 “참된 보수주의자이면서 참된 진보주의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까진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민주당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친이명박(MB)계 좌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최근 접촉한 데 이어 박근혜 정부 청와대 출신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을 영입하는 등 국민의힘 ‘집뺏기’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내란을 옹호하는 후보에게 다시 내란을 일으킬 기회와 헌정질서를 파괴할 기회를 줄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가 다음 국정을 맡도록 국민이 허용할지도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며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 절박하고 겸손하게 호소하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 주변에선 “말실수를 조심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후보가 유세 도중 아슬아슬한 즉흥 발언을 내놓아서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대구 유세에서 “제가 대만에도 셰셰(謝謝·고맙다), 중국에도 셰셰 했는데 틀린 말인가. 일본 대사한테는 못 알아들을 것 같아 ‘감사하무니다’라고 했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지난 15일 전남 목포에서는 “신안군수가 (채용 비리 문제로) 조금 전 잘렸는데 별것도 아닌 거로 세상에 아웃시켰더라”고 했다. 이 후보는 16일 익산 유세에서도 “마누라, 아 죄송 부인”이라거나 “경상도 남자가 울면 안 된다고 하는데, 동의는 안 하지만”이라고 말했다가 유세 중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국회의원에게도 말조심 경계령을 내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현재 위치와 업무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공지했다. 사석에서 “어차피 다 되는 판”이라고 가감 없이 발언하거나, 정책에 대한 개별적인 의견이 당 전체의 기조인 것처럼 언급하는 등의 행위를 조심하라는 취지다. 한준호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설마 지겠나? 다 이긴 선거? 모든 선거는 51:49,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적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 주부터 이 후보의 유세 연단에 방탄 유리막을 세울 계획이다. 강훈식 총괄본부장은 16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 경호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물리적인 시간 때문에 크게 제작하진 못했다”며 “연단 위에 섰을 때 양쪽을 막아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는 유권자들과 만나 악수도 하고 싶어 하지만, 여러 제보와 우려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며 “후보나 캠프도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전남을 시작으로 18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까지 3박4일 동안 호남에 머물며 ‘집토끼’ 결집에 주력한다. 16일 전북 익산·군산·전주·정읍을 차례로 방문한 그는 “호남에 뭘 지원한다면 꼭 광주·전남에 한다. 또 광주·전남에 (지원)한다면 광주에 하지 전남에 안 한다”며 ‘전북 소외론’을 언급하며 표심에 호소했다. 또 익산 유세에서는 “송전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 지역 가격이 똑같은데, 이러면 안 된다”며 일부 지역의 전기세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익산·군산·전주·정읍=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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