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장 LP가 있는 뮤직바, 하루키 작품 한 장면 속에 들어온 기분

2025. 5. 1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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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의 핫 플레이스
사진 1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와 고양이를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한때 재즈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상호명이 ‘피터캣’이었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바 ‘블루캣’(사진1)은 하루키의 세계관을 모티브로 한 곳이다. 짙은 나무색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부드럽게 흐르는 음악, 바 좌석에서 홀로 생각에 잠겨 즐길 수 있는 한 잔의 칵테일까지. 이곳에선 마치 하루키의 어느 작품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하루키를 모티브로 선택한 이유는 그가 엄청난 취향 컬렉터이기 때문이에요. 달리기·위스키·맥주·영화·연극·재즈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를 쓴 하루키라면 누구든 관심 있는 취향 하나쯤은 걸리게 될 테니까요.”

블루캣을 운영하는 임종현 대표는 오랫동안 마케팅 회사를 운영했고 지난해 한남동에 복합문화공간 페즈(FEZH)를 열었다. 블루캣을 포함해 갤러리·카페·명상공간·정원 등이 한 건물에 위치한 이곳은 ‘동네의 서재’를 모토로 누구나 편히 들를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사진 2
블루캣에는 현재 약 2500장의 LP가 있다. 전면에 보이는 스피커는 JBL사의 하츠필드 스피커로, 하루키의 소설에도 언급되며 현재까지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빈티지 모델이다. 1960년대 제작된 제품으로 하루키가 주로 활동하던 시대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기 위해 음향 엔지니어가 1년간 사운드 튜닝을 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오디오의 빈티지한 색감과 잘 어우러지도록 임 대표와 공간 설계를 맡은 유이화 건축가가 테이블·의자·진열장 등 디테일한 부분과 배치까지 신경 썼다.

블루캣의 주 메뉴는 ‘클래식 칵테일’이다. 진토닉, 올드패션드 등 하루키가 작품에서 자주 언급하고 좋아했던 음료들이다. 낮에는 부드러운 재즈, 밤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기분 좋게 흐르는 공간에서 한 잔의 칵테일을 앞에 두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다. 때때로 게스트 DJ를 초청하거나 북 토크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적극적으로 기획하기도 한다.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결말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쓴다고 해요. 블루캣 역시 그러한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루키가 전하는 문화적 다양성을 모티브로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경험에서 오는 삶의 깊이를 느껴보세요.” 블러디메리, 올드패션드는 각 2만3000원이다.(사진2)

글 이나리 출판기획자, 사진 김태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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