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존재가치 사라져" 미디어3학회, 민주당 특위에 정책의견서 전달
미디어3학회 공동 정책안 마련… 이훈기 위원장 "개편 가능성 높아, 잘 반영할 것"
독임제 부처인 정보미디어부에 공영미디어위 포함 여부는 논의 중
"거버넌스 개편 실패하면 대통령실 산하 수석실이 부처별 갈등 중재해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방송·콘텐츠특별위원회(위원장 이훈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는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언론학회·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미디어3학회)의 미디어 정책의견서를 전달받았다. 미디어3학회가 공동으로 정책 대안을 내놓고 정치권에 정책의견서를 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5일 미디어3학회는 여러 부처에 흩어진 방송통신 콘텐츠 관련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며 공영방송을 다루는 공영미디어위원회와 독임제 부처인 정보미디어부를 신설하고 대통령실 산하 수석실에 방송통신 미디어 콘텐츠를 다루는 부서를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보미디어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미디어 기능을 통합한 기구로 산업진흥 역할을 한다. 공영미디어 부문은 방통위와 같은 위원회 기구로 둔다.

유홍식 한국언론학회 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쉽지 않았지만, 합의해서 내용을 만들었다”며 “미디어가 선거 때는 유용하게 활용되지만, 이후에는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홍식 위원장은 “먼저 미디어 거버넌스를 바꿔야 한다. 두 번째는 공영방송 체계를 바꿔야 한다. 세 번째는 규제 체계를 바꿔야 한다. 공영방송은 현재 시대에 의미가 많이 퇴색돼서 현시대에 맞는 방향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권과 모든 논의는 공영방송 사장 이사 선임에 함몰됐다”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2008년 방통위 출범 이후 (2013년)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로 나뉘면서 바뀌어야 한다는 역사가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기억 속에 방통위라는 곳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 적이 없다. 나면서부터 2인 체제까지 방통위의 구조, 존재 가치는 사라졌다고 본다”라며 “일 잘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여야 3:2 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합의는 못했고 (정치권 추천을) 대폭 축소하자는 방향으로 이야기했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공영방송은 이사회를 사회적인 세력들이 드러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자, 정치권에서 임명하는 이사의 수를 축소하자. 이사의 역할을 정확하게 법률상으로 규정하자고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상원 한국방송학회 미디어정책 특위위원장 역시 “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방통위가 황폐화됐다는 표현이 적합한지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고 어느 정도 선에서 개편은 필요하고 개편하려면 방통위설치법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미디어 거버넌스의 촉발적 역할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상원 위원장은 “거버넌스 개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체계 혹은 공영방송을 이야기하는 게 어려울 거다. 그래서 거버넌스 개편이 먼저 되는 것이 상당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거버넌스가 규제 체계, 공영방송에 영향을 준다. 위원회에서 새로운 걸 논의하는 사회적 구조가 필요할 거다. 규제 체계 개편, 공영방송 개편은 사회적 동의를 얻어서 민주적 절차가 들어가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공영미디어위원회를 독임제 부처인 정보미디어부 산하에 둘지 아니면 별도의 독립기구로 운영할지는 3학회에서 공통된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다.
만일 거버넌스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대통령실 산하 수석실에 방송통신 미디어 콘텐츠를 다루는 부서를 둬야 한다는 안이 나왔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만약 실패해 거버넌스 개편이 어려워진다면,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는 건 세 개 부처(방통위, 정통부, 문체부) 조정 통제가 중요한 건데, 그 역할을 하는 게 지금까지는 없었다”라며 “어떤 정책 이슈가 있을 때 누군가 대통령에게 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담당자가 있으면 자꾸 말을 전해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좋지 않겠나. 최악의 경우 거버넌스 개편을 실패해도 이런 행위가 이뤄질 수 있게 수석실을 신설해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남표 한국언론정보학회 미디어특위 위원장도 “대통령실 이야기가 나왔는데 방통위에 5년 있으면서 어공으로서 거기 계신 늘공이 잘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일을 할 수 없다. 위원회 구조나 독임제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었다. 방통위에서 어떤 정책안을 내놔도 결정될 수 없는 구조였다”라며 “윤석열 정부도 다를 바 없었겠지만,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에서 미디어 정책의 조정 권한을 갖는 게 비서실이 아니라 정책실 산하의 과기보좌관실이었다. 그쪽에선 공공성이나 저널리즘, 언론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오로지 ICT 미디어 산업 발전이다. 부처별 충돌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방통위에) 저희가 원하는 건 바뀐 모습, 일 잘하는 모습이다. 미디어가 잘 나갈 수 있도록. 미디어 산업이 콘텐츠 하나 잘 만들어 넷플렉스한테 판다. 200억 원 받을 걸 250억 원 받으면 50억 원 더 줘서 감사하다고 한다. (콘텐츠로)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있지만 돈은 다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구조”라며 “방송사든 스튜디오든 만든 걸 넷플릭스가 가져가고 있다. 방송사들도 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성공 스토리만 나오고 정부 정책은 아무것도 없고, 기업은 망해가는 거다. 이걸 바꾸지 못하는 데 규제기구 만들고 공영방송 구조 얘기하고 그러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뀌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훈기 위원장은 전달식에서 “형식적인 위원회나 보고서를 만들지 말고 정말로 정책에 반영되게 하고 싶었다. 공공성은 특히 강화하고 콘텐츠는 산업적 측면에서 잘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특위를 만들면서 처음에는 고민했는데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힘을 얻었다. 위원회를 위한 위원회여서는 안 되고 새 정부에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씀 주셨다. 어느 때보다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3학회에서 주신 의견을 잘 받아서 특위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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