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우울한 경기 진단 그린북에 '수출 둔화' 명시
미국發 관세전쟁 피해 가시화
4월 하루평균 수출액 0.7% 뚝
1분기 수출도 -2.1%로 뒷걸음
정부가 국내 경기를 진단하며 2년 만에 '수출 둔화'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의 관세 부과 등 통상 환경 악화에 따른 대외 수요 약화 조짐이 본격화하면서 내수 부진에 이어 수출도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6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됐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후 넉 달째 '경기 하방 압력 증가'라는 표현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엔 '수출 둔화'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정부가 수출을 '둔화'로 진단한 것은 2023년 5월까지 '수출 부진'을 7개월간 유지한 뒤 2년 만이다. 같은 해 7월 "수출 부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판단한 이후 올해 2월까지도 수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했다. 지난 3월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완곡히 표현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내수 부진을 만회했던 수출 호조세가 끝물에 이르렀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수출 흐름이 불안정하다. 올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반영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0.7%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됐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대미 수출이 많이 줄었고, (미국발) 관세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했던 것보다는 선방했지만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전체 수출 역시 -2.1%로 6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전망'에서 연간 상품 수출이 -0.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수출 약세가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위험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그린북에서 정부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 회복 지연, 고용시장 이중구조 심화 등 다방면에서의 경기 부진 징후를 동시에 언급했다. 3월엔 반도체 중심의 광공업 생산이 증가했지만, 소매판매(-0.3%)·설비투자(-0.9%)·건설투자(-2.7%)는 일제히 감소했다. 고용지표도 4월 전체 취업자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제조업·건설업 중심의 일자리는 줄고 청년 고용지표도 악화됐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3.8, 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87.9로 집계돼 모두 기준선(100)을 밑돌며 민간의 체감경기 역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해 앞서 편성된 13조8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3개월 내 70% 이상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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