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직접 관찰 가능해지나…실험실서 2cm 양수 주머니 만들어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의 배아와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양막낭이라는 주머니의 보호를 받는다.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2cm 너비의 양막낭을 만들었다. 실험실 환경에서 배아를 관찰할 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아는 수정 후 8주까지의 생명, 태아는 9주부터의 생명을 의미한다.
보르조 가리비 영국 프란시스크릭연구소 줄기세포생물학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양수로 채워진 양막낭을 만든 뒤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에 15일 발표했다.
여성의 뱃속에서 수정란이 체세포 분열을 하면 배아가 된다. 배아는 얇고 투명한 필름 형태의 양막에 둘러싸여 있다. 양막 내에는 배아를 보호하고 쿠션 기능을 하는 액체인 양수가 있다. 양막과 양수 등을 모두 둘러싼 주머니는 양막낭이다.
과학자들은 배아를 관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임신한 여성의 뱃속을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기 위해 실험실에서 임신 상태를 재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재현된 것 중 실제와 가장 유사한 양막낭 모델을 만들었다.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양막낭 모델은 약 2cm 크기로 성장했다. 4주 된 배아가 지낼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연구팀은 양막낭 모델을 만들기 위해 배아 줄기세포에 여러 신호 분자 자극을 가했다. 신호 분자는 세포의 성장, 분화, 이동, 기능 등을 조절해 변화가 일어나도록 만드는 분자다. 연구팀은 신호 분자 자극을 받은 줄기세포를 배양 배지에 넣고 액체로 채워진 주머니로 성장하도록 만들었다. 3개월이 지나자 2cm 너비의 주머니가 형성됐다.
연구팀은 만들어진 주머니가 2개의 막을 갖고 있으며 액체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배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난황주머니와 유사한 구조도 존재했다가 2주 후 사라졌다. 연구팀은 주머니 내 내용물이 인간 양수와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주머니가 양막낭을 모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양막낭 모델이 초기 양막낭 모습에 가깝기 때문에 양막낭 후기 상태를 얼마나 잘 모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양막낭 손상으로 발생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연구하려면 후기 단계 양막낭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독립적으로 양막낭만 살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향후 더 큰 크기의 양막낭을 개발해 배아 모방 세포를 넣고 양막낭과 배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d41586-025-01498-x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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