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깜짝 놀랄 인사 들어올 수도”···보수인사 영입 어디까지

박하얀 기자 2025. 5. 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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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익산역 동부광장 유세에서 김상욱 무소속 의원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호남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을 만나 합동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보수와 진보를 오가며 정치를 한 염홍철·권선택 전 대전시장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했다. 통합을 내세운 이 후보의 보수 인사 영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유세하던 중 “가짜 보수정당에서 진짜 보수 활동을 해보려 노력하다가 사실상 쫓겨난 김상욱 의원을 소개한다”며 김 의원을 무대 위로 불렀다. 김 의원은 무대에서 이 후보와 포옹한 뒤 지원 유세를 했다.

김 의원은 “제가 정말 깊이깊이 생각하고 많이 찾아보고 연구했는데, 우리 이 후보님이 보수 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가장 보수의 기능과 역할에 맞는 후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민주당에 오셔서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잘 주장하고 실현해가길 격려하는 의미로 박수 한 번 달라”며 “이제 비상식은 비상식 영역으로 밀어내고, 상식의 영역 안에서 진짜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경쟁하는 정상적 정치체제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파란 옷, 빨간 옷 입고 싸운다고 주인들까지 빨간 옷, 파란 옷 입고 싸울 일이 뭐가 있나. 좌측이니 우측이니, 보수니 진보니 그게 뭔 상관있나”라며 탈이념을 강조했다. 그는 “물론 가치 지향은 필요하다”면서도 “현실 정치에선 국민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무대 가운데)가 16일 전북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염홍철·권선택 전 대전시장을 각각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정부혁신제도개선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염 전 시장은 2002년 한나라당, 2010년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대전시장에 당선됐지만 2017년 대선에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로 줄곧 민주당에 몸담아왔다. 권 전 시장은 민주당계 정당 소속으로 17대·18대 국회의원과 2014년∼2018년 대전시장을 역임했다. 19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명망 있는 지역 정치 원로로 대전 시민과 선대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 인사 등을 포함해 보수진영 인사들을 두루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소속 문진석 의원과 친이재명계 이연희 의원 등은 전날 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만찬을 하고 이 후보 지원을 요청했다. 이 이사장은 선대위 합류 제안은 고사했으나 이 후보에게 조언하며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이 후보의 보수 인사 영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석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전통적 보수나 중도세력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에서 합리적 중도보수 세력 영입을 계속할 것”이라며 “(영입이) 진행되다 보면 깜짝 놀랄 인사들도 들어오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리적인 보수까지 국정을 함께하는 통합이 중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헌정수호 세력’ 대 ‘내란 세력’의 싸움이니, 그 범주에 있는 분들은 어떤 분이든 모시고 오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선대위 합류 인사들이 차기 정부에서 중용될 가능성에 대해선 “일정 예우는 하겠지만 그런 자리를 주기 위해 (선대위 영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 인사 영입 과정에서 잡음도 발생했다. 앞서 선대위는 홍 전 시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영입하려 했지만 “친일은 당연한 것” “(문재인 전 대통령은) 치매인가, 정신분열증인가” 등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합류가 불발됐다.

익산 |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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