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지역 MBC, 단체협약 체결···방송 비정규직 처우 개선 ‘첫발’

방송작가노조가 지역 MBC 두 곳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프리랜서 노동자인 방송작가들이 방송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였던 방송작가들의 처우가 개선될 물꼬가 트인 것으로 평가된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16일 여수 MBC, 목포 MBC와 각각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방송작가지부가 지역 MBC 15곳과 단체교섭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성사됐다. MBC는 언론노조 MBC본부가 대표로 교섭하는 서울 본사를 제외하고 지역에 1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단체협약에는 원고료 인상, 결방료 지급, 표준계약서 체결 등이 들어갔다. 여수 MBC는 원고료를 10.3% 이상 인상하고, 당일 생방송 작업을 했지만 방송이 취소되는 경우 결방료로 원 원고료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 여수 MBC는 MC, 리포터 등 다른 프리랜서 노동자 임금도 함께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목포 MBC는 원고료 5% 인상에 합의했다.
방송작가들은 프로그램 편성 전 기획 단계부터 현장 답사, 촬영·편집 구성안 작성, 출연자 섭외, 사전 인터뷰 등 일을 하지만 방송이 송출되지 않으면 임금을 받지 못한다. 원고료 단가도 낮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를 도입했지만 방송 현장에 안착되지 못했다. 지역 MBC는 서울 본사와 별개 법인이라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다.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는 지역이 있고, 계약서를 쓰더라도 프리랜서 계약서를 써 방송작가들은 3.3% 사업소득세를 떼고 임금을 받았다.
이번 단체협약 체결은 방송사가 방송작가지부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방송작가지부는 2017년 만들어진 뒤 KBS와 MBC에 수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방송사 측이 응하지 않았다. 2018년에 대구 MBC와 원고료 지급 기준 협약을 체결했지만 단체교섭보다는 일종의 협약 성격에 가까웠다.
2022년 7월 법원이 MBC 방송작가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뒤 체결된 첫 단체협약이라 타 방송사로 단체교섭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당시 서울행정법원은 MBC 방송작가 부당해고 사건에서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방송사의 지시·감독을 받고 일했다면 고용된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했다. 2023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교섭 대상 노조에 방송작가지부를 제외하고 공고한 KBS에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염정열 방송작가지부장은 “다른 지상파, 케이블TV, OTT, 유튜브 채널, 외주제작사에서 일하는 방송작가들까지 단체협약을 확장할 것”이라며 “미디어산업계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단체교섭 요구에 반드시 응하도록 방송사에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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